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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Ryoo 류구현 Aug 09. 2023

AI 와 경문經文

#인문학 #AI #메타인문학

AI 와 경문經文


시대의 총아 AI는 요즈음 핫 이슈인 상온 초전도체의 검증과정에도 '전문가시스템'으로 참여해 새로운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AI는 80년 가까운 오랜 역사를 가진 것으로, 그 동안 숱한 시행 착오를 겪어 오늘이 있는 셈이다. 최근에야 겨우 '방향'을 잡아 지금의 놀라운 발전을 이루고 있다.


AI가 잡은 '방향'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이 생각하는 근본적 원리를 찾아 따르는 일이다. 종래의 피상적 방법인 '논리를 프로그램'하는 방식이 아니라, 생각의 근본적 원리를 찾아 모방하는 본질적인 '혁신'이다.

이렇게 보면 혁신이란 무엇을 새롭게 하기 보다, 더욱 근원적 원리로 돌아 가는 과정임을 알 수가 있다.


혁신은 본질로의 회귀다

근본적인 것은 오히려 명백하고 쉽다. 근본적 원리일수록 간결하며,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가 알던 사실들이다. 우리는 이것을 '보편성'이라 부르며 익숙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깊은 의미를 잊어버리기가 쉽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겪는 경험이기도 하다.

사진/ 초전도체의 마이스너 효과 :

이것은 물리적 원리의 궁극(끝판)이라고 할 수 있는 양자역학의 양자 얽힘과 중첩 원리에 기반한다. 상온 초전도체 구현의 난제는 양자적 원리로 풀 수 밖에 없어 보인다.


AI는 인간의 어떤 생각법을 모방했으며, 이것은 우리가 익히 아는 어떤 원리들일까?


1. 순서 sequence

사물은 순서대로 흘러간다. 원인과 결과의 흐름으로도 이해할 수가 있다. '본질'을 원천으로 한 '현상'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AI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순서 sequence다. 동시에 이와 밀접한 것으로 순서의 '주인공격'인 언어 language이다.


2. 언어 langue (data)

언어는 세상 있는 것(존재)들을 나타내는 개념이자 상징이다.

AI가 하는 일이란 인간이 먼저 던져 놓은 '언어'의 다음에, 최적의 언어 data를 골라 가장 효율적 순서로 연결하는 일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하는 방법과 똑 같음을 알 수가 있다. 우리는 자신이 던진 첫 단어에 이어서, 가장 적합한 단어를 골라서 계속 이어주는 방식으로 말과 글, 곧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금 당장 스스로 관찰해 보면 알 수가 있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놀라운 발견일 수가 있다.

우리가 늘 하는 생각과 일 work의 방법도 본질적으로 이와 같음을 알게 된다. 자신이 아는 최적 언어 data를 골라 먼저 던져 놓고, 가장 효율적으로 이어가는 반복된 과정임을 알게 된다.

처음 들으면 생소하지만, 살펴보면 우리는 일상을 이렇게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3. 성찰 또는 창의 : RNN

 일을 '한방에' 성공하는 경우는 쉽지 않다.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이어지며, 이것은 사실 운명적이다. 이러한 역경을 딛고 성취를 한다. 그래서 성공은 값지다. 성공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방법과 끈기가 필요 하다.

우리는 앞서 말한 내용 중에서 성공의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순서sequence'에는 위에서 아래로의 흐름만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의 흐름도 있다. 원인은 대개 위쪽에 있기 때문이다. '원인의 원인'을 순서에 따라 거슬러 오르면 본질을 얻게 된다.

또 자유로운 착안으로 전혀 새로운 시작을 할 수도 있다. 여기서는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는 것이다. 인내가 필요한 일이지만, 우리는 이것을 성찰 내지 탐구 또는 창의라고 부른다.


최근 AI의 성공은 인간의 이러한 근본적 생각 방법을 모방한 결과이다. 이것 중 대표적인 것이 RNN : Recurrent Neural Network : 순환신경망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언어data의 시작점'을 자유롭게 옮겨서 '다시 흘려 보는 recurrent' 방법이다. 생각을 유연하게 다시 시도하는 인간의 성찰과 창의의 방법임을 알 수가 있다.

이것이 AI의 주무기라고 할 수 있는 '강화학습'의 기본원리이다. 여기서 AI는 결정적인 혁신을 이룬다.


4. 고전 속에 이미 있는 AI 원리

우리의 고전에는 '대학大學'이 있다. 이 과목은 학문(생각)의 방법을 밝힌 것으로 유학의 사서의 하나다. 그 서문인 경문經文은 2,500년전의 것으로, 이것의 앞부분은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한 모든 내용을 매우 간결하게 함축하고 있어 놀라울 뿐이다.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니

物有本末 물유본말

事有終始 사유종시


먼저 하고 나중 할 바

(순서 sequence)를 알면

곧 도에 가까와진다

知所先後 지소선후

則近道矣 즉근도의

- 경문 經文의 대학지도 大學之道 중에서

근본을 찾아 먼저 새로운 '언어 word'를 던지는 것, 이것은 인간만이 할 수가 있다. 이 간결한 4구절의 16글자는 소박해 보이지만 그 울림은 자못 크지 않는가?


- 메타인문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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