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네컷

02

by 찐낭만 김강만



인생네컷


복도 한쪽 벽으로 늘어진 소파에 누워

가슴부터 발목까지 전부 엉덩이에 깔리면

천천히 자유형을 즐기는 남자처럼, 고개를 옆으로 꺾어

너를 가장 길게 볼 수 있다

숨을 참다가 네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당겨진 눈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다

복도는 짧다


자동차가 없는 도로 위에서 너를 만나면

운동장 양 끝으로 너와 내가 서있는 것이다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너를 껴안아 흙먼지에서 뒹굴거나

50미터를 달러가 점프를 뛰어 너에게 박치기를 한다


하나의 완벽한 키스를 하려다가

수만 번의 박치기를 한다

머리를 찧을 때마다 나는 교실로 돌아온다

찢어진 뒷모습을 한참을 찾는다


골목길에는 담장이 높은 집이 들어선다

고양이들은 담장 밑에 난 구멍으로 꼬리를 흔들며 사라진다

나는 개처럼 다리 한쪽을 들어 몰래 오줌을 싼다

그러면 그 집은 철거된다

너는 어느 2층 집에 살고 있다

바람에 날린 나뭇잎이 담장을 넘는다

나는 허물어진 벽 속으로 밀려 들어간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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