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06

by 찐낭만 김강만




불꽃



난로 속에 마른 잎들이

가출한 아이들처럼 돌아다닌다

한데 모이면

쓸쓸한 시를 서로 나누거나

난폭한 폭동을 일으킬 것이다

눈 속에 파묻힌 잎은 차라리 잘된 일이지만

주름진 얼굴은 노인처럼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


거실에서 스테이크를 써는 연인들이

난로 속에 갇힌 이야기를 꺼내 먹는다

창문 밖에는 발가벗은 내가

거실에 걸린 나무 그림처럼 휘청거리고

또 그들은 그림을 보며 키득키득거리고

검은 잎들은 창문에 붙어 더 늙어간다


떨어질 때 눈이 왔으면 좋으련만

나는 난로 속으로 기어들어와

무덤 속에서 고약한 냄새를 낸다

날카로운 잎들은 저들끼리 위로를 하다가

주먹질을 하고

기어이 불을 지른다

난로 속에는 잎들이 춤을 추고

목구멍으로 고약한 연기가 샌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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