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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보라 May 30. 2022

텍사스는 왜 총을 허락할까

총으로 죽는 미국 아이들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난사 뉴스를 보셨나요?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이 죽었다는 소식에 마음 한쪽이 쓰라려 옵니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야 할 부모님들의 설렘을 앗아간 텍사스 총기 사건은 총기를 소지하는 게 과연 국민을 위한 길일까 생각하게 만듭니다.


텍사스 옆 뉴멕시코에 사는 제 친구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이신 친구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요즈음 한 반에 세 명 정도 출석한다고 합니다. 학교를 보냈다가는 이번 사건처럼 의문도 모르는 상태로 자식을 잃는 슬픔을 겪을 수도 있다는 마음에 학부모님들께서는 선뜻 아이를 학교로 보내지 못하신다고 합니다.

미국의 학생들은 총 때문에 죽는 게 교통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빈번합니다. 학생들의 사망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총기 관련 사고입니다. 학교 총기 사건은 대부분 따돌림당한 경험이 있거나 소시오패스 성향이 있는 사람 때문에 일어납니다. 이번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말이 어눌해 따돌림을 당하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한 열여덟 살의 소년입니다. 이 소년을 동정하며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소년조차도 총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문제를 꼬집어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 스스로 제어할 수도 없는 사람에게 총을 쥐여주는 건 잠재적인 살인자를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도대체 왜 총기를 가져도 되는지 의문이 듭니다. 뉴스나 기사에서 총기 규제를 못 하는 이유를 찾아보았는데 이유가 수십 가지가 넘었습니다. 전문가들이 쓴 기사도 좋지만, 현지인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다음은 모든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못 하는 두 가지 이유입니다.

NRA(전국총기협회)에서 정부에 주는 로비자금

NRA는 미국의 총기 소지자와 관련 사업자들의 이익단체입니다. 정치인들에게 후원과 선거운동 등의 정치활동에 로비자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총기 규제 법안을 다루는 정치인에게 도움을 주는 NRA를 정치인 입장에서는 마다할 필요가 없습니다. 국민들에게 총을 못 사용하게 하면 총의 수요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NRA는 큰 타격을 받습니다. 총을 사는 사람을 늘려야 하는 NRA는 국민이 총을 소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미국 헌법에 위배
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 미국 헌법 수정 제2조

미국 헌법 수정 제2조는 무기 휴대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총기 규제를 한다는 건 곧 이 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물론 개헌에 관해 많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다만 개헌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실질적으로는 80% 정도의 주가 찬성해야 하는데 총기 규제를 둘러싸고 의견이 양극화된 가운데 높은 동의를 받아내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총기 규제 문제가 우리나라와 거리감 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군대나 스포츠 등 특수한 목적을 제외하고 총을 소지할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총기 사고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총이 오히려 자기방어를 위해 존재하지 않고 상대방을 위협하는 데 쓰인다는 건 큰 문제입니다. 이번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으로 지금까지도 눈물을 삼키고 있을 유족들을 보며 또 많은 희생자를 낳는 마음 아픈 사건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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