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장례문화
오늘은 약간 섬뜩한 주제를 들고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디즈니랜드에서 죽은 사람의 유골을 디즈니랜드에 뿌린다는 괴담은 이미 들어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다만 이건 단순한 소문이 아닙니다. 실제로 미국의 디즈니랜드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샌디에고에 사는 친구부터 테네시에 사는 친구들까지 모두 이 소문에 익숙했고, 심지어 한 친구는 직접 유골을 뿌리고 있는 사람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언뜻 보기에도 유골을 놀이공원에 뿌린다니 이 문제는 우리나라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상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이를 기이하게 여기는 일이 흔합니다. 즐겁게 놀기 위해 놀이공원에 들른 방문객들이 트라우마만 잔뜩 얻고 가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디즈니랜드에 재를 뿌리는 이유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고인을 위한 유족들의 마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는 고인이 즐겼던 곳에 뼈를 뿌려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테네시에 사는 친구가 말하길 디즈니랜드는 누구나 설레하고 즐기는 공간, 즉,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디즈니랜드에 뿌리는 게 아닐까 말하더군요.
죽은 후에 어찌할지 부모님과 논의하는 20대 자녀들
미국에서는 보통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 어디에 묻을지 아니면 어디에서 화장할지 등 사소한 것들까지 다 부모님과 자녀가 대화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죽은 뒤 유골을 바다에 뿌려달라고 하는 부모님부터 장례식을 하지 말아 달라고 하는 부모님까지 다양합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보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를 미리 생각하는 게 무례해 보입니다. 특히 20대의 자녀가 멀쩡하신 부모님의 죽음을 생각하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시기가 이르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종종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면 당황하곤 합니다. 내 친구는 자신이 죽은 후에 어떻게 자신의 유골을 처리하면 좋을지 정했다고 하니 죽음에 대해 상대적으로 열린 자세를 가진 듯 보입니다.
유골과 관련된 상품들
우리나라는 대개 고인을 무덤에 묻거나 화장 후에 납골당에 안치합니다. 미국에서는 납골당이라는 개념이 매우 희귀합니다. 미국에서는 납골당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으니 영어로 완전히 번역하는 게 힘들고 납골당 사진까지 보여주더라도 이해를 못 합니다. 어느 정도로 납골당이 드무냐면 미국에 태어나고 자라 온 다섯 명의 친구들에게 납골당을 들어봤냐고 물어봤을 때 아무도 몰랐습니다.
미국에서는 무덤이나 유골을 뿌리는 게 오히려 더 발달했습니다. 나아가 유골을 납골당이 아니라 집에 안치해두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유골도 보관하는 방식이 다소 특이합니다. 목걸이 펜던트에 소량의 재를 넣어두기도 하며 재를 클레이나 레진 몰드에 담아내 예쁘게 보관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유골을 간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와 유골을 보관하는 방식을 달라도 고인을 귀중히 여기고 안치하려는 마음을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장례 문화를 고려해보면 디즈니랜드에서 유골을 뿌리는 행위가 고인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결코 정당화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디즈니랜드의 직원들이 항상 재를 치우느라 고생하고 있어 오히려 이 재가 골칫거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족들도 고인의 유골이 이렇게 푸대접받길 원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디즈니랜드에 유골을 뿌리는 행위도 존중받아야 할지 아니면 당사자를 처벌해야 할지 여러분의 의견도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