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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보라 Nov 23. 2022

미국인이 서울 식당에 팁을 두고 가면?

미국 친구의 첫 해외여행 에피소드

팁을 두고 온 미국 친구

얼마 전 일어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풀어볼까 합니다.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제 친구는 첫 해외여행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이 친구는 저와 만나기 전, 혼자 서울의 한 식당에 갔습니다. 식사를 맛있게 즐긴 친구는 당연하게도 팁을 두고 왔습니다.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받으면 늘 그랬던 것처럼요. 친구가 식당에 팁을 두고 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저는 한국에는 팁 문화가 없으니 앞으로는 돈을 두고 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인 친구가 깜짝 놀라더군요.

미국의 팁 문화

친구는 저한테 물었습니다. “그럼 서비스에 대한 답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저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이렇게만 말해도 충분하다면서요. 이 말을 들은 제 친구의 동그래진 눈을 잊지 못합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나 봅니다. 팁 문화에 이미 익숙해진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놀랄만합니다. 직원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수록 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직원은 팁을 받을 수 없다는, 어떻게 보면 직원의 친절함에 도움이 될듯해 보이는 팁 문화입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의 가치

그렇다고 해서 팁 문화가 없는 나라들의 서비스 질은 안 좋을까요? 아닙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그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으며 오히려 직원의 사기를 돋웁니다. 오히려 감사의 표현을 숫자로 변환하는 순간, 즉 돈으로 건네는 순간, 서빙 직원의 서비스는 그 금액에 제한되어버립니다. 소방관이 생명을 구할 때마다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직업의 사명감이 높은 건 내적 동기가 있기 때문이겠죠. 미국 서빙 직원도 마찬가지로 고객이 서비스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면 그것만으로도 일에 보람을 느낄 겁니다.

'무보수'가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팁으로 5달러를 받는 사람은 계속해서 5달러만큼의 서비스만을 제공하려 하고 그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내적 동기가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얼마 전 읽은 책의 실험이 떠오릅니다. 인간의 사기를 증진하는 게 돈의 액수와 비례하는지에 관한 실험이었습니다. 같은 과제를 수행하는 대가로 각각 ‘1달러’, ‘10달러’, ‘무보수’를 제공했습니다. 오히려 이 실험은 ‘무보수’로 일한 집단의 과제 수행률이 높았습니다. 오히려 돈이 업무 능률을 저해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미국 고객은 팁을 지불해 더 부담은 부담대로 되는 팁 문화가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다주는지 생각해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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