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는 죄인입니까?

by lee


저는 신자입니다. 신자가 믿는 자를 의미한다면 저는 신자가 맞습니다.

저는 그 존재의 사실과 그 분의 역사를 기록한 책을 믿어요. 그리고 진리라 부르는 그 이야기가 지금 살고 있는 나의 세상에 통할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다만 제가 믿는 건 유일신만은 아니라는 점이 조금, 그리고 크게 다른 부분이에요. 하지만 이 생각을 남들에게 말하진 않습니다. 아마 사탄이 들렸다고 무척 걱정하실 것 같아서요.


말씀을 기록한 책을 읽고 듣습니다. 재미없는 문체로 쓰여진 이야기들은 사실 막장에 가깝도록 자극적이기도 합니다. 인내와 고통을 다룬 부분에서는 이 정도가 되어야 ,성인,의 반열에 들 수 있구나 싶기도 합니다.


한낱 인간에 불과한 나는, 그것도 바람에 부대끼는 갈대같이 줏대가 없는 나같은 인간에게 세상이란 참 녹록찮은 곳이에요. 이 세상의 삶에 부대낄 때 나는 그곳을 찾습니다.




상황에 괴로울 때, 나는 어느 때보다 신실한 신자가 됩니다. 하나님은 다른 사람을 통해 말씀을 전하십니다. 너를 위한 계획이 있다고요. 시간이 흐르면 그때의 괴로웠던 감정들은 슬연히 사라져 있습니다. 기적의 행함보다 시간의 흐름이 나를 무디게 합니다.

타인으로 인해 고통받을 때, 나는 그 분을 찾습니다. 길게 늘어진 교회 의자에 앉아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합니다. 고통스러운 마음을 없애달라합니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말씀은 항상 비슷합니다.


용서해라. 너도 죄인이니까.


용서하지 못해 고통스러운 것은 나의 죄라 합니다.


그 말씀을 비슷하게라도 해보려 내 마음을 붙잡습니다. 죄인이 죄인을 용서하지 못해서는 안되니까요.

그래서 아프다면, 고통스럽다면, 하나님, 나는 죄인입니까?




용서하지 못해 고통스럽다는 건, 용서 해야할 이유가 있는 것일 것입니다. 그것을 마땅히 타당히 용서하지 못한 것이 나의 죄라 한다면, 나는 죄인입니다. 그렇다면 그 고통을 준 존재는, 그는 어떤 죄인인가요.

아프다는 통각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어제 넘어졌으니 오늘 넘어져도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덜 아프지도 않습니다. 넘어진 곳을 다시 넘어져 더 아프게 느껴집니다.

하나님, 나는 죄인입니까.

말씀대로 하지 못하고 고통받는 내가 죄인입니까.

마음을 치유받으러 간 곳에서 다른 짐을 받아왔을 때, 저는 많이 울었습니다.


가끔 나는 너덜해진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아요. 반짝이게 씻고 잘 다린 새옷으로 나를 예쁘게 포장해도 성한 곳 없는 내가 보일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의 옷자락이라도 붙잡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입니다. 그 옷자락을 붙잡고라도 나아진다면 나는 기꺼이 그 아래 나를 뉘일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내가 잡아야 할 것은 옷자락이 아니라 나의 신념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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