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는 여정
종달리에 있는 한적하고 조용한 책방. 이곳은 내가 원하던 여유와 안온함, 그리고 나를 충분히 채워줄 모든 것을 갖춘 공간이었다. 책방 곳곳에서 사장님의 센스와 작은 배려가 돋보였다. 우리는 전날 서로를 위해 구매한 블라인드 북을 펼쳐 읽으며 각자의 시간에 집중하기도 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책의 첫 챕터에 나오는 한 어부의 삶 이야기는 담담하면서도 따뜻했고, 우리는 그 이야기에서 서로에게 조용한 울림을 느꼈다.
내게 몰입의 기쁨을 알려준 공간. 매년, 가능하다면 계절마다 찾아오고 싶은 곳이다.
퇴사 후 떠난 첫 여행이었다. 거창한 해외여행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평생 잔잔하고 짙은 여운으로 남을 여행이었다.
특히, 제주도의 작은 마을 ‘종달리’. 그곳 한구석에 있는 ‘종달리 746’이라는 책방에서 보낸 시간이 참 좋았다. 온전히 책에 집중하며 잡생각 없이 나를 마주하는 그 순간, 독서가 진정한 취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보내는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겠다는 확신과 함께, 돌아가서는 여유를 가지고 제대로 책 읽기에 몰입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퇴사 전,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나를 돌본 적이 없었다. 퇴사 후에도 나에게 어떤 시간을 주어야 하는지, 주어진 온전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한 채 오랜 시간 방황했다. 이후 조금씩 나아졌지만, 여전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 채 자유와 불안 사이에서 마치 바람에 흔들리듯 휘청거렸다.
그러나 종달리의 작은 책방에서 ‘몰입의 기쁨’을 깨달았고,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마치 비눗방울이 ‘뽁’ 하고 터지는 순간처럼 선명하고 명확해졌다. 그 순간의 행복감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치 이제야 비로소 나 자신을 찾은 것처럼.
제주도 여행 후, 나는 이전보다 독서를 더 자주, 틈틈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내가 행복하고 편안한 공간과 시간대를 찾아 진정으로 독서를 즐기게 되었다. 독서를 통해 온전한 몰입과 내면의 채움을 얻는 것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임을 알게 된 후, 독서는 의무가 아닌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독서에 온전히 몰입할 생각이다. 그 시간을 통해 나의 취미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견고히 다져볼 생각이다. 더불어, 지금 하고 있는 브런치 글쓰기도 꾸준히 이어가 볼 생각이다.
올해는 나 자신으로 가득 채워볼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