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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by 여우

솔직히 아직 명확하게 행복한지 잘 모르겠다.

아니, 알 수 없다.

애초에 행복을 느낀지는 너무 오래 지나서,

이미 그 감각들을 다 까먹은 듯 하다.

이제 내게 남은건 깊은 우울뿐.

흰 종이에 검은 물감을 떨어뜨려 물감이 번지는 듯

내 우울도 슬금슬금 번져갔다.

어느새 흰종이는 검은종이가 되었고,

나는 깊게, 어둡게 무너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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