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너바나, 우울

by Josh

너바나의 Dumb 멜로디가 대가리 속에서 흘러나왔다. 그건 확실히 위험신호였다. 후렴구가 I think I'm done으로 들리는 건 더한 위험신호였다. 다시 선생을 만났고 선생은 딱 1년 만이라고 이것도 내 강박의 일종이냐고 비꼬았다. 휴직할 진단서를 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십년을 넘게 봐온 사이인데 당연히 줄 수 있다고 했다. 너 정도는 자신을 찾아오는 나이롱 사기꾼들과 달리 노력했으니 당연히 줄 수 있다고 했다. 프로작과 벤조디아제핀을 비보험으로 받았다. 1년 전과 가격이 거의 같았다. 이 시절에 가격동결이라니 혜자라고 생각되었다.


과호흡을 했고 약을 먹어도 잠을 못잤고 술을 며칠간 마시고 울었다. 과히 좋지 않은 징후다. 해결책 여러개를 구안했고 조언을 구해보고 몇개 시도도 해보았다. 머리 속에서 훌륭한 삶을 산 각계각층의 현명한 여러 가공 인물들을 초청해 원탁회의를 주최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답은 없고 나는 유예, 유예 중이다. 이 방종에 대한 대가 또한 곧 치룰 것이다.


아주가끔 제정신으로 돌아와 지금 나는 아무 일도 없으며 그저 내가 편집증으로 침소봉대하고 스스로 비련의 주인공인양 느끼고 남몰래 나의 우울을 즐기고 있다는걸 자각한다. 타당한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것을 멈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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