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어려운 집안형편과 그로 인한 따돌림으로 인한 어두운 과거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몸에 문신을 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세상을 원망하며 다른 사람을 착취하고 갈취하는 일에 빠지지 않았다. 대신 S는 삶을 사랑하고 다소 부당하고 이른 시점에 본인에게 부여된 가정으로부터의 의무도 다소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착실하게 공부하고 제대로된 직장에 다니고 있다. 본인은 당연하고 정당하게도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나도 이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내들이란 본능적인 것인지 자동차에 끌리게 마련이다. 그다지 관심도 없고 그저 주어진 차를 될 때, 되는 데로 운전하는 나는 일반적인 사내의 범주를 벗어나있지만 말이다. S는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수준을 넘어서 종교인 수준이다. 그저 내 추측이나 가설이지만 그에게 어렸을 때부터 가해진 여러 결핍이나 핍진성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반대급부로 일종에 보상심리로서의 자동차에 대한 경외감이라던지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그 발현이라면 차라리 다른 자기파괴적이거나 건강하지 못한 것보단 낫지 않을까. 손목과 팔목에 자해자국을 남기거나 도박에 중독되거나 하는 것보다는 공화국에 정당한 취득세를 그때그때 납부하고 파산하지 않는 선에서 경제의 선순환을 일으킨다면 말이다.
그런 S를 나는 '차박이'라고 놀린다. 전생에는 분명히 말박이 몽골 기병대 중 하나였을 거라고. S는 차를 자주 바꾼다. S는 제대로된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그게 그렇다고 엄청난 돈을 버는 일도 아니거니와 가장으로서의 의무도 여전히 담담하게 지고 있는 S의 구미에 맞는 멋진 차량들을 가지는 것은 상당한 오버페이일 것이다. 그래도 그는 벤츠를 샀다가 팔고, 재규어를 샀다가 팔았으며, BMW를 샀다가 팔았다. 나는 그걸 이제는 차가 아닌 종교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차량등록사업소의 세수에 큰 도움이 될 뿐더러 그때그때마다 저렴한 가격에 관리가 안된 자동차를 가지고 갈고 닦고 조여서 제대로된 차로 부활시킨 다음 다른 차를 위해 재판매하는 일이 일종의 의사 같기도 하다. 여하간 재밌는 인간이다.
오다와라였나, 역전 광장 근처에서 금태를 파는 가게를 멍하니 본 적이 있다. 금태를 파는 가게였던 걸로 기억한다. 얼마나 참신하고 귀여운 마케팅 전략이 있었나 하면, 가게 앞에 자그마한 수레를 세워두고 조금은 약한 강도의 숯불과 그릴을 두고 한가득 얼음에 채워놓은 금태 조각들을 놓아두는 것이다. 그리고 안내문구로는 맘편히 구워서 먹으라고. 공짜 금태에 사람들은 얼음통에서 금태를 꺼내 조금은 약한 숯불에 참을성 있게(당연히 공짜 금태인데 불평불만이야 있을 수가 없다)한두 조각의 금태를 굽는다. 그러면 금태 굽는 냄새가 광장에 진동을 한다. 그 냄새를 맡고 사람들을 입맛을 다시며 금태 가게로 사서 금태를 산다. 금태를 천천히 익히고 한두조각 먹은 사람들은 마음에 들면 당연히 금태를 한아름 사갈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광장 전체에 금태의 고소한 냄새를 오랜시간 풍기는 수고를 해주었으니 마음 가볍게 입가에 생선기름을 닦으며 길을 나서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선량하고 완벽한 마케팅 전략이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