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상갓집

by Josh

'강원인은', A가 직장 동료의 강원도의 상갓집에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말했다(A는 원래 다소 얼척없는 짓을 자주 한다). '다소 미국 남부인 같다는 면이 있어요, 장례식장에 메밀전이라니, 옥수수 빵과 다를 바가 없군요, 오, 옥수수를 많이 기르는 것도 그렇네요 또 남부군 처럼 이따금 군장을 멘 군인들의 행렬도 보이고요.' 소주 두어 잔에 원래도 꿈꾸는 목소리였던 그의 목소리는 더더욱이 신비주의자의 목소리였다.


나는 대답하기를, '남부마냥 강원은 춥지 않잖아, 그리고 강원은 남부처럼 중앙정부와 싸우지도 않았고, 또 강원엔 에드가 앨런 포도 없고 너대니엘 호손은 언강생심, 하퍼 리도 윌리엄 포크너도 없지. 그들은 근친상간도 유의미하게 많이 하지도 않는 것 같은데. 무슨 말도 안되는 개소리를 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A는 다시 힘주어, LSD에 의존하게 된 철 지난 예술가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보세요, 미국 남부처럼 그곳은 대개 촌이잖아요. 그리고 강원인의 뿌리는 남부처럼 여기저기서 가난을 면하러 몰려든 개척민 같은 화전민이에요. 원주민들은 그의 후손이고요. 사투리의 걸쭉함은 선배도 부정 못하실 거예요.'


보스 스피커에서는 얼척없게도 Snoopy vs. Red Baron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대답은 포기한 채 '제기랄'이라고만 나직이 읊조렸다. '저도 제 생각을 강요할 생각 없어요. 제 기분내키는 대로 하는 비약에 가깝다는 것도 알고요. 제 부모는 강원인이에요. 저는 부모가 싫어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미국 남부에 딱히 악감정은 없지만요. 중학교 때 홈스테이도 거기가서 했어요. 음, 근데 선배, 만약 이런 개소리를 C가 했으면 공감해주거나 해주는 척을 했겠죠? C는 귀여운 여자애니꺄요.' '상갓집에서 강원도 귀신이라도 붙어온 건가?' '그 귀신이 미국 남부인 얘길 하겠어요?' '이치에 말도 하는 거 보니 귀신 붙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부모님 고향 친구들 중 가슴 큰 강원인 여성을 소개시켜주면 미국 남부와의 유사성을 인정해 줄게.' '그냥 부모님이 싫어서 그랬어요.' 이후 대화는 없었다. 나는 스누피와 레드 바론의 결투가 끝나기도 전에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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