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 카드

-숙의의학 소설-

by 강용원


흔히 평범함에 깃든 참 행복을 말한다. 이 말을 스스로에게 할 경우는 나름 비범함을 경험하고 나서일 터이다. 비교적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다. 평범 이하 삶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이 말처럼 야속한 무엇도 없다. 제발 평범함‘만’에라도 가서 닿을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


나는 다섯 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나, 줄곧 주목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가족은 입버릇처럼 나에게 고집 세고, 느리고,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유아기 때는 분리불안이 극심했습니다. 방치되어 자라던 학령기 이전 때는 애정결핍에서 비롯한 사고를 수시로 쳤습니다. 초등학교 이후는 늘 외톨이였습니다. 다른 사람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목표도 계획도 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견뎌낼 뿐이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적 기술을 터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어떤 곳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힘든 일은 무조건 피하려고만 했습니다. 나이가 차서(!) 중매로 결혼은 했는데 배우자도 인척도 아이들도 모두 힘들기만 한 존재였습니다. 특히 아이들 양육 문제는 무거운 죄책감을 안겨줄 뿐 도무지 어떤 방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라는 병이 아이들을 덮쳤습니다. 아이들 치료하려고 정신과 드나들다가 나도 극심한 우울장애라는 사실에 놀라 약물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효과도 없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약물만 바꾸어대는 나날이 흘러갔습니다. 가족도 배우자도 내 우울장애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러느니 죽는 게 낫다 싶은 충동이 왈칵 솟아오르자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나는 허겁지겁 꾸물꾸물 인터넷을 뒤져서 ㅂㅇ를 찾아갔습니다. 내가 ㅂㅇ에게 한 첫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선생님, 살고 싶어도 살아갈 수가 없어요.”

평범함은 얼마나 아득한 거리에 있는가. 내 눈동자는 시시각각 허공으로 흩어졌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두 달 동안 ㅂㅇ와 삶을 숙의했다. 살면서 무슨 일을 이렇게 꾸준히 해본 적이 없다. 나는 스스로 기특해했다. 가족과 배우자는 이런 변화에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자 자상하게도 내 카드를 두 쪽으로 나누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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