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잘 지내니?
비 오는 퇴근길, 나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골목을 지나고 있었다. 축축하게 젖은 공기 속에서 오늘의 나를 곱씹으며 머리와 마음이 둘 다 무거워지는 그런 날이었다. 내리는 비 때문인지 내 마음 대문인지 내일이 더 무겁고 어두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날 말이다. 비 사이로 밝은 빛을 내는 분식집 앞을 지날 때, 창문 뒤 매대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소떡소떡이 눈에 들어왔다. 떡은 노릇하게 구워져 고소한 냄새를 풍기고, 소시지는 탱글 하게 윤이 나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빛났다.
나와 눈이 마주친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며 “갓 만든 거예요, 오늘 양념 특별히 더 진하게 했어요”라고 말하며 꼬치를 내밀었다. 손에 들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함에 마음이 살짝 녹았다. 첫 입을 베어 물자 떡의 쫀득함과 소시지의 육즙이 동시에 퍼졌다. 매콤 달콤한 양념이 비 오는 거리의 축축한 공기를 단번에 잊게 했다. 찌릿한 양념의 풍미가 혀끝을 감싸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 순간, 문득 초등학교 운동회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교문 앞에 들어선 가지각색 먹거리 중에서도 잘 튀겨진 소떡소떡을 하나 사서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깔깔 웃었던 행복한 순간이 생각났다. 비록 지금은 어른이 되어, 바쁜 일상 속에서 쫓기듯 살아가느라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지만, 오늘의 소떡소떡은 그때의 추억을 불러오며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전해주었다.
나는 포장을 부탁했다. 집에 도착하자 아이들이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비에 젖은 옷을 털며 반가운 얼굴로 달려오는 아이들에게 따끈한 소떡소떡을 꺼내 보여주었다. 얼른 받아 들어 한 입 베어 문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고, 작은 손으로 떡과 소시지를 잡고 서로 나눠 먹으며 깔깔 웃는 모습은, 마치 내가 다시 초등학교 운동회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비 오는 날의 무거운 공기가 어느새 가벼워졌고, 소떡소떡의 따뜻함이 집 안과 내 마음을 채워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저녁, 나는 따뜻한 차 한 잔과 남은 소떡소떡을 앞에 두고 잠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마음속에는 작은 햇살이 스며든 듯 포근했다. 소떡소떡이 가져다준 기억과 오늘의 행복이, 일상의 소란 속에서도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