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너랑 오붓해야 해?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겠다.
꽤나 빠른 속도로 달렸다는 것 밖에는.
속이 울렁거렸다.
울렁거리다 못해 출렁거리는 기분이었다.
어지럽기도 했다.
그냥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한참 뒤 어디엔가 도착한 그 사람이 조금은 성급하게 차를 세우더니 자동차 시동을 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나는 뭔지 모를 두려움에 몸이 떨린다.
서둘러서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는 그 사람이 나를 그냥 두고 멀리 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이 무색하게 그는 조수석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풀고 내 목을 잡아 일으킨다.
아프다.
목을 잡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나를 일으킬 수는 없었을까?
갑자기 축축하고 미적지근한 것이 내 얼굴에 닿았다가 떨어진다.
그 사람의 입술이다.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한 번 더 내 얼굴에 입을 맞춘다.
소리를 빽 지르고 싶지만 할 수 없다.
그저 몸을 부르르 떨며 분노할 수밖에.
"집에 도착했어. 이제 우리 둘이 오붓하게 있을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