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살살 녹는 연어 덮밥

그리고 양파마요소스

by 사유경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어서 그런가 갑자기 연어가 먹고 싶어졌다.

서울로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코엑스 근처 어느 식당에서 먹었던 연어덮밥도 생각이 나고, 회전초밥집에서 먹던 마요소스 가득한 연여초밥도 생각이 났다.


보통 집에서는 연어스테이크를 해서 먹는 편인데 이번에는 직접 연어장을 만들어 덮밥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마트에서 훈제연어를 사 왔다. 그리고 양파도.

양파를 얇게 찹찹찹 썰고 훈제연어도 포장을 벗겨 반으로 크게 툭 썰었다.


양파와 연어가 들어갈만한 반찬통을 꺼내 연어 한 층, 양파 한 층, 다시 연어 한 층, 양파 한 층을 쌓은 후 냉장고에서 '참소스'를 꺼내 내용물이 잠길 정도로 부어줬다.

이제 소스가 양파와 연어 사이에 잘 스며들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네 시간 정도 지났다.

저녁 시간이 가까워지자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다.

덮밥 위에 올릴 새싹채소를 살살 씻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 주고 냉장고에서 달걀을 꺼내 물로 씻어줬다.

추냉이와 훈제연어에 들어있던 양파마요소스도 접시에 옮겨 담았다.


고슬고슬 흰 쌀 밥을 밥공기에 꾹꾹 눌러 담아 모양을 잡아주고 덮밥 그릇에 뒤집어 넣었더니 제법 동그랗고 예쁜 모양이 잡혔다.

밥에 김이 조금 빠진 후 양념을 잔뜩 머금은 연어와 양파를 예쁘게 올려 담았다. 소스도 한 스푼 떠서 휘익 돌려주고 새싹채소를 올렸다.

이제 달걀 타임!

달걀을 그릇에 톡톡 두드려 반으로 깨트린 후 달걀 껍데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고 그릇에 곱게 담긴 재료들 위로 살포시 올려담으면 끝!


잘 준비된 음식을 식탁으로 옮기고 얼른 자리에 앉았다.

내가 만든 첫 연어장을 내가 제일 먼저 시식하고 싶었다.


우선 연어장 위에 양파를 하나 올리고 알싸한 고추냉이를 올려 한 입 먹었다.

소스의 짭조름함과 연어를 씹을 때의 기름짐 그리고 고추냉이의 알싸함이 입 안에서 휘몰아쳤다.


"그래! 이거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얘들아, 너희들도 먹어봐. 꽤 괜찮아."

연어를 좋아하는 첫째가 얼른 먹어보더니

"오~ 엄마, 식당에서 먹는 것 같아요."라는 평을 내렸다.

양파 러버 둘째는

"조금 비리긴 한데 양파랑 같이 먹으니까 먹을만해요."

막둥이는

"저도 고추냉이 먹어도 돼요?"라며 엄마를 흉내 낸다.

아이들 모두 각자의 개성과 식성을 뽐내며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맛있는 조합을 찾아 식사하기 시작했다.

연어를 썩 좋아하지 않는 남편도 고추냉이의 도움을 받아 주어진 양을 다 먹었다.

하지만 더 먹겠다는 소리를 하지 않는 것 보니 남편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나 보다.


'이번에는 마요소소를 같이 먹어봐야겠다.'

밥을 한 숟가락 뜨고 연어 한 점, 양파 한 조각, 새싹 채소를 하나 올리고 마요소스를 무심하게 톡 올려 한 입.

마요소스의 고소함이 고추냉이와는 다른 느낌의 맛을 선사했다.


기분이 좋아졌다.

식당에서 먹을 때는 연어의 양이 늘 아쉬웠는데 집에서 직접 만드니 원 없이 먹을 수 있겠구나!

살짝 연어의 느끼함이 올라오려고 해서 얼른 주방으로 갔다.

냄비에 물을 담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가쓰오부시 장국을 쪼르르, 참치액젓을 쪼르르 부어 얼른 끓여냈다.

냉동실에서 잘게 썰어 둔 쪽파를 꺼내 톡 넣어주면 시원한 국물 완성.


연어와 국물을 번갈아 먹다 보니 배가 불러왔다.

준비했던 연어장도 어느새 소스만 남기고 모두 사라졌만 나의 첫 연어장의 여운은 오래오래 계속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