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듬뿍 냉파스타

그리고 아이스커피

by 사유경

아침 햇살이 거실 창을 가득 채운 날, 부드러운 기타 선율이 스며드는 듯한 보사노바 곡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리듬은 살짝 흔들리며, 마치 커튼 끝자락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과 닮아 있었다. 나는 음악 속에서 한 걸음 느리게 움직이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며칠 전 사둔 새우, 반쯤 남은 토마토, 그리고 한 줌의 바질 잎이 나를 반겼다. 오늘은 이 재료들로 시원한 냉파스타를 만들기로 했다.


올리브오일에 다진 마늘을 넣자, 기름 위로 작은 기포가 피어올랐다. 향이 퍼지는 순간, 마치 보사노바의 건반 소리가 부엌에 작은 파도를 만들듯 잔잔하게 번졌다. 탱글하게 익힌 새우를 넣으니 부엌 안은 순식간에 바닷바람 같은 향으로 가득 찼다. 큼직하게 썬 토마토가 붉은 악센트를 더했고, 손으로 찢은 바질 잎이 푸른 멜로디를 완성했다.


삶아 둔 파스타 면은 찬물에 헹궈 차갑게 식혔다. 레몬즙과 소금을 살짝 뿌리자, 산뜻한 신맛이 음악 속에서 한 번 튕기는 하이햇처럼 청량하게 번졌다. 완성된 접시를 들고 거실로 나가자, 남편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들고 웃고 있었다. 아이들은 작은 유리잔에 담긴 레몬에이드를 손에 쥐고, 기대 가득한 눈으로 파스타를 바라봤다.


햇살 속에서 반짝이는 음료와 접시 위 파스타가 나란히 놓이자, 그 순간의 시간은 보사노바의 브리지처럼 잠시 길게 늘어졌다. 우리는 서로 한입씩 나눠 먹으며, 여름빛이 가득한 거실에 드리운 그림자가 천천히 길어지는 것을 바라봤다. 부드러운 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치며 커튼을 흔들고, 레몬과 바질 향이 음악의 여운처럼 코끝에 머물렀다.


아이들은 레몬에이드의 톡 쏘는 탄산과 달콤함에 웃음이 터졌고, 그 웃음소리는 경쾌한 리듬처럼 방 안을 가득 메웠다. 남편과 나는 아이스커피를 한 모금씩 나누며, 기타와 드럼 브러시가 만들어내는 그루브 속에서 잠시 모든 일을 잊었다. 그릇은 어느새 비었지만, 입안에는 레몬과 바질의 향이, 귀에는 음악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햇살, 음식, 웃음, 음료, 그리고 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이 한낮의 풍경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서 선명하게 남을 것이다. 평범한 하루였지만, 보사노바의 한 곡처럼, 우리만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리듬으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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