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향 가득한 해물볶음우동

그리고 제주막걸리

by 사유경

주말 저녁, 우리는 온 가족이 함께 부엌에 모였다. 평소라면 내가 혼자 분주하게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시작했을 텐데,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요리 시간이 특별히 준비되어 있었다. "오늘은 볶음우동을 해 먹자!" 내가 말하자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새우와 오징어, 그리고 양파와 버섯이 준비된 식탁 위는 이미 활기가 가득했다.

아이들은 작은 손으로 새우를 잡고 껍질을 벗기느라 연신 낑낑거렸다. "엄마, 이거 잘 안 돼요!"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지만, 몇 번 시도하다 보니 제법 능숙해졌다. 통통한 새우 살이 깔끔하게 드러날 때마다 아이들은 성취감에 미소를 지었고, 나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오징어 껍질은 조금 더 까다로웠다. 얇은 막이 손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자 세 아이가 번갈아 가며 도전했다. 결국 가장 큰아이가 손끝으로 능숙하게 잡아내자 작은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남편은 옆에서 칼을 잡고 양파를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우리도 해볼래요!" 하고 덤벼들었다. 그래서 남편이 칼을 넘겨주고 함께 양파를 썰어 보게 했다. 처음에는 삐뚤빼뚤했지만 점점 모양이 갖춰지자 아이들의 표정은 뿌듯함으로 가득 찼다. 다 같이 눈물이 나는 모습을 서로 보다가 웃음이 터져서는, "양파 때문에 울다가도 웃게 되네."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모든 재료가 준비되자 팬 위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먼저 볶았다. 고소하면서도 알싸한 향이 퍼지자 아이들은 "배고파!"라며 재잘거렸다. 손질한 채소를 넣고 볶다가 해물을 넣고 이어서 살살 풀어 둔 굵은 우동면을 넣은 후 나만의 비법 간장소스를 부었다. 간장이 눌리며 만들어내는 그 깊은 향이, 우리가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이 번갈아 가며 주걱을 잡고 우동을 뒤섞는 모습은 작은 셰프들 같아 흐뭇했다.


완성된 볶음우동은 그야말로 푸짐했다. 큼직한 새우와 오징어, 아삭한 양파와 채소가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식탁에 둘러앉아 한입씩 먹어보니, 탱글한 면발에 간장소스가 진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해물의 감칠맛이 더해져 평범한 한 끼 이상의 즐거움이 되었다. 아이들은 "내가 손질한 새우가 제일 맛있어!" 하며 자기 몫을 자랑스레 먹었고, 남편과 나는 시원한 막걸리를 잔에 따랐다. 우동을 한 입 넣은 후 막걸리를 마시니 뜨끈한 열기 사이로 시원한 막걸리가 스며들며 환상의 조화를 이루어 하루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듯했다. 아이들에게는 상큼한 레모네이드를 따라주었는데, 그 새콤달콤한 맛이 볶음우동과 잘 어울렸다.


그날의 저녁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시간이 아니었다. 함께 재료를 손질하고 웃으며 눈물을 흘리고, 또 각자의 손끝으로 만들어낸 음식을 나눠 먹으며 가족이 한층 더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식탁 위에는 볶음우동보다 더 진한 행복이 놓여 있었고, 우리는 그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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