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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Apr 02. 2024

시티폰, 전자화폐 그리고 국회의원

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시티폰은 일명 ‘삐삐’라고 불리는 호출 전용 소형 휴대용 수신기에서 개인휴대통신(PCS)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생겨났다가 사라진 비운의 이동 통신기기다. 




1997년 출시된 시티폰은 공중전화의 확장판이었다. 이런 이유로 공중전화 근처에서만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고, 발신전용이기 때문에 수신은 되지 않았다. 삐삐를 사용하던 세대에게 시티폰은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삐삐가 울리면 공중전화 부스로 달려가야 했지만 시티폰이 있으면 공중전화 부스 근처에서 전화 통화가 가능했고, 이런 이유로 시티폰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나 이미 CDMA 방식의 무선데이터통신이 개발되고 있었고, 1998년 2월에 처음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개인휴대전화의 등장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데도 삐삐 사업으로 잘 나가던 통신회사가 무리한 투자와 기술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시티폰 사업은 결국 문을 닫게 된다.




▲2000년대 초반 혁신적인 차세대 금융결제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전자화폐가 시장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자화폐 이용 금액은 400만원, 이용 건수는 4000건에 그쳐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자화폐 발급 잔액도 지난해 4분기 31억3000만원으로 역대 최저였다. 신규 발급은 이뤄지지 않고 과거 발급분이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결제원이 지난 2000년 7월 시중은행, 카드사들과 공동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형 전자화폐 ‘K 캐시’가 대표적인 전자화폐 사례다.




전자화폐 이용의 퇴조는 기술 발달에 따른 결제 수단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금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로, 다시 모바일 결제로 점차 대체되는 동안 전자화폐가 시장에 뿌리내리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역구 254명과 비례대표 46명 등 300명의 국회의원을 뽑게 된다.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시하려는 정책 경쟁보다는 상대방을 악마화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정치권의 모습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앞서 시티폰과 전자화폐의 경우처럼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치인을 선택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유권자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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