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주일보 May 02. 2024

와신상담과 오월동주

김승종 논설실장



와신상담(臥薪嘗膽), 직역하면 ‘섶나무(땔감) 위에 누워서 쓸개를 맛본다’는 뜻이다.




복수나 어떤 목표를 위해 어떠한 고난도 참고 견뎌낸다는 의미다.




▲이 고사성어의 기원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吳)나라와 월(越)나라가 서로 대립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나라 왕 합려는 월나라 왕 구천과의 전투에서 대패하고, 부상당한 상처가 악화돼 죽기 직전에 자신의 아들 부차에게 원수를 갚으라는 유언을 남긴다. 이에 부차는 매일 가시가 많은 섶나무 위에 누워 잠을 자면서 복수를 다짐한 끝에 구천을 굴복시키는 데에 성공한다. 이때 패배의 굴욕을 맛본 구천은 매일 쓰디쓴 쓸개를 맛보면서 부차에게 당한 치욕을 잊지 않았고, 결국은 오나라를 함락시켜 최후의 승자가 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오월동주(吳越同舟),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이 한배를 탔다’는 말이다. 서로 적대 관계였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라고 해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힘을 합해 난관을 극복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 고사성어는 ‘손자’ <구지편(九地篇)>에서 유래됐다. 




원문을 보면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서로 싫어하지만 한 배를 타서 강을 건널 때 돌풍을 만나면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돕게 된다”고 쓰여 있다.




서로 앙숙인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강풍이 불어 배가 뒤집히려 하자 모두가 평소의 적개심을 잊고 서로 온 힘을 다해 힘을 합쳐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을 놓고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견이 해소되진 않았지만, 대통령과 제1야당의 대표가 직접 서로의 생각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영수 회담에 배석했던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총선 민의를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통령은 많이 듣겠다고 했는데 정작 본인의 주장과 변명만 장황하게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여야 정치권이 정치적 공생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관계라 할지라도 민생이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 서로 힘을 모으는 오월동주의 자세가 아쉬울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오버투어리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