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주일보 May 12. 2024

다둥이가 미래다

김재범 편집국장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60년대 인구가 늘자, 출산 억제 정책을 편 정부의 구호였다. 한국전쟁으로 인구가 부족하던 1950년대 ‘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라는 정부의 출산 장려 의지가 10년을 넘지 못한 것이다.




1970년대에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표어 등으로 출산 감소를 유도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도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급기야 ‘둘도 많다!’, ‘하나 낳아 알뜰살뜰’까지 나왔다.




2000년대에는 미래 인구 감소에 직면했다.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라는 표어가 시선을 끌었다.




▲인구 정책이 시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위기로 바뀐 흐름을 되돌리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자녀가 많은 다(多)둥이 가정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혜택을 주고 있지만, 인구 감소는 가속화되고 있다. 오죽하면 다둥이 기준도 3명에서 2명으로 낮췄을까.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은 2000년 1.48명에서 지난해 0.72명으로 추락, 올해 0.68명까지 예상된다. 세계 1위 초저출산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다둥이는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 부모는 애국자다.




제주일보가 지난 11일 개최한 ‘제주 다둥이 가족문화 장려 및 홍보 대전’도 저출생 극복을 위해 해마다 열고 있다. 이날 하루만큼은 다둥이 가족 모두가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사진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민들레 꽃씨처럼 훨훨 날아라~’라며 행복해하는 아들들을 담은 앵글, 다섯 가족이 운동장에서 촬영한 ‘혼자보단 함께가 더 익숙한 우리의 삶’, 세 자매의 소중한 일상을 담은 ‘거친 파도 무섭지 않아!’….




표어 부문 수상작도 눈길을 끌었다. ‘아름다운 결혼, 경이로운 출산, 슬기로운 육아!’, ‘재잘재잘 아이 웃음 대대손손 대한민국’, ‘낳기 전엔 어쩌지? 키워보면 그렇지!’….




이처럼 다둥이의 미래가 행복해지려면 육아 걱정을 덜어주는데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정부가 늦었지만 저출생 위기 상황에 국가 비상사태라며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준비 중이다. 제주도도 컨트롤타워 마련에 나설 때이다.

작가의 이전글 제주관광을 위해 중지(衆志)를 모아야 할 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