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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Jun 25. 2024

꼼수

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꼼수는 바둑에서 ‘정수’가 아닌 수로, 원래는 안 되는 수라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상대방을 속이거나 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드는 수다. 




꼼수는 저급하고 치졸한 수를 일컫는 것으로 비겁한 행위다. 꼼수는 정상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기 때문에 몰염치하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 곳곳에 꼼수 문화가 독버섯처럼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최근 가격을 올리면서 용량을 줄인 ‘꼼수 인상’ 상품 30여 개가 적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1분기 ‘슈링크플레이션’ 상품 실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후 가격 대비 용량이 줄어든 상품이 33개 확인됐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기업이 판매가격을 올리는 대신 상품 크기 또는 용량을 줄여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를 말한다. 




소비자원은 자율 협약을 맺은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8개 사가 제출한 상품 정보와 가격정보 종합 포털사이트 참 가격의 가격조사 데이터,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 신고 상품 등을 모니터링했다. 




이번에 적발된 33개 상품은 적게는 5.3% 많게는 27.3% 용량이 줄었다.




국내 제조 상품은 15개, 해외 수입 상품은 18개였다.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이 32개로 대부분이었고 나머지 1개는 생활용품이었다.




기업들의 이 같은 행위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갑 사정이 팍팍해진 소비자들에게는 기만적인 행위로 보여 질 수밖에 없다.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부의 물가 안정 압박이 거세지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적인 가격 인상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간접적 가격 상승에는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리 때문에 기업들이 이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꼼수가 난무하는 사회는 신뢰감이 무너져 통합과 발전을 이룰 수 없다.




꼼수가 통하면 어느 정도 이익을 취할 수 있겠지만, 결국 신뢰를 잃어버리는 커다란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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