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섭 편집위원
여행은 내가 살고 있는 숲과 전혀 다른 숲을 만나는 일이다.
그러니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또 다른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사람들, 다른 문화, 다른 종교, 다른 정치체제, 다른 가치관, 다른 역사, 다른 자연 등을 만나는 게 여행이다.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어릴 때부터 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정신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여행 중 가장 기억나는 것은 대영박물관에 있는 로제타스톤이다.
고교 시절 세계사에서 로제타스톤 사진과 함께 이집트 문명을 배운 바 있지만 거의 까먹고 로제타스톤의 가치를 몰랐다.
영국과 이집트를 여행하면서 로제타스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나폴레옹의 원정군은 179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북동쪽 로제타 마을에서 고대 이집트 왕 프톨레마이오스 5세를 위해 세운 송덕비인 비석을 발견했다. 길이 114cm, 폭 72cm 크기의 검은 현무암이다.
이집트 원정이 실패로 끝나면서 이 현무암의 주인은 영국이 됐다. 이 비석에는 3가지 형태의 글이 새겨져 있다. 맨 윗부분에는 이집트 상형문자, 가운데에는 민간 문자인 데모틱 문자, 맨 아래에는 고대 그리스 문자다.
당시 이 글자를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가 프랑스의 학자인 샹폴리옹이 탁본과 복사본을 통해 문자를 해석했다.
고대 그리스 문자를 통해 나머지 문자를 해독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파피루스에 적힌 고대 이집트 문자를 해독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에서 수술했거나 기원전 1152년 파라오의 무덤을 만들던 노동자들이 급여일이 18일이 지났다며 파업을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게 됐다. 고대 이집트 문명을 해석할 수 있는 열쇠인 것이다.
▲사람들의 여행이 너무 왕성한 탓인지 요즘은 오버투어리즘을 넘어 안티투어리즘까지 발생하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 주민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제는 관광객을 기피하는 현상이다.
해수욕장이 있는 고향 마을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남은 음식물 등 각종 쓰레기를 방파제나 바닷가에 버리고 가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노인회나 청년회 등 마을 자생 단체가 치우는 수밖에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이 안티투어리즘의 원인이다. 무더운 7월 말이다. 어디든 놀러 가도 여행객의 에티켓은 그 사람의 자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