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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춘하추동-페어플레이

by 제주일보

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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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원시적이면서 인간 본성에 가장 근접한 스포츠로 꼽힌다. 길이 100~110m, 너비 64~75m의 직사각형 경기장에서 양 팀 합쳐 22명이 단 하나의 공을 놓고 치열하게 다툰다. 즉 공을 상대방의 골대 안에 집어넣기 위해 온몸을 다해 사투를 벌이는 게다.



그 과정서 몸싸움과 태클을 서슴지 않는다. 체력과 전술을 바탕으로 압박과 탈압박이 쉼없이 오간다. 그 모습은 마치 원시시대 초원의 사냥을 방불케 한다. 그야말로 전쟁터가 따로 없다. 바로 그것이 뛰는 선수도 보는 사람도 심장을 부여잡게 만드는 축구의 매력이다.



▲축구는 공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디. 규칙 또한 단순하다. 일단 손만 안쓰면 웬만해선 반칙 불릴 일이 없다. 허나 전투적이고 격렬해 어떤 스포츠보다 엄격한 룰이 적용된다. 자칫 승부욕이 과열되면 부상 등의 불상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에서 페어플레이(Fair Play)가 필요한 이유다. 여기서 페어플레이는 경기 규칙을 공정하게 잘 지키는 태도와 정정당당한 승부를 말한다. 그래서 이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인의 기쁨, 팀에 영광인 승리는 페어플레이를 발휘했을 때 더욱 값지고 소중하다.



▲지난 주말 오라벌을 뜨겁게 달궜던 ‘백호들의 향연’이 도민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고 막을 내렸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린 ‘2022 제주일보 백호기 전도 청소년축구대회’가 각 부별 우승팀을 가리고 다시 내년을 기약하게 된 것이다.



봄 기운이 약동한 녹색그라운드는 사흘 내내 ‘백호기 전사들의 페어플레이 무대’였다. 학교의 명예를 짊어진 선수들은 마지막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정정당당하게 싸웠다. 그리고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매 경기마다 승자를 존중하고 패자를 배려하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모두가 진정한 챔피언들이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영화 ‘킹스맨’에 등장하는 명대사다. 매너가 사람들의 품격과 가치를 높여준다는 의미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매너있는 페어플레이는 승부의 가치와 품격을 높인다. 이번 백호기 축구가 그랬다.



제주의 미래가 달려 있는 6·1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예비주자들 간 물밑경쟁도 가열되는 모양새다. 후보들의 페어플레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야 선거와 후보의 품격이 함께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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