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주일보 시론-지방선거와 훌륭한 리더의 조건

by 제주일보

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논설위원


백승주.jpg


논어(論語)는 사서(四書)의 하나로, 중국 최초의 어록이기도 하고,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옛 문헌이다. 공자는 특히 만년에 정치 활동을 단념한 이후 제자 가르치기에 온 힘을 쏟았다. 물론 공자의 가르침의 핵심 내용은 정사를 담당할 군자형 정치적 리더 양성을 목표로 했다.



공자는 “군자는 정사(政事)를 보는 데 민첩하고, 말하는 데 조심하며, 도(道)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서 바로 잡는다”라고 하여 정치적 리더 또는 지도자를 군자(君子)라 칭했다. 공자는 논어에서 몇 가지 훌륭하고 좋은 군자의 조건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첫째, 이인 편에서 공자는 “군자는 말에 어눌하고, 행동은 민첩하게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로서의 인간 됨됨이를 강조하는 듯하다. 모름지기 리더는 백성 앞에서 말만 번드르르하게 하면서 군자인체 행세해서는 안 되며, 만약 그렇게 행세할 경우 백성들이 오히려 그런 리더를 배척하거나 경계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둘째, 헌문 편에서 공자는 “군자는 말을 조심하고 행실을 말보다 앞서게 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의 실천덕목을 강조하고 있다. ‘말은 조심하되 행동은 민첩하게 하는 것’을 리더의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군자는 옳고 그름을 가려 설명하는 변설(辨說) 그 자체를 경멸하지는 않았고, 필요할 때에는 필요한 변설을 잘 전달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됐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는 옳고 그름을 가려 행세할 것을 언명하고 있다.



셋째, 위령 편에서 공자는 “군자는 자긍심이 있지만 다투지 아니하고, 무리를 짓지만 형성하지 아니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자로 편에서 “군자는 태연하고 교만하지 않으나, 소인은 교만하고 느긋하지 못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는 정상배로서 체통을 지키고 마음 씀씀이가 좁고 간사한 사람들이나 그 무리, 즉 소인배처럼 행세하지 말 것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이 말은 리더는 언제나 자신감이 있고 당당하게 할 말은 하지만, 남을 내려다보거나 깔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럿이 모여 있는 조직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職分)에 충실하고 조직 구성원들과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면서, 조직 화합을 해치는 파벌을 만들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넷째, 자로 편에서 공자는 “군자는 조화를 이루고 부화뇌동하지 않으나, 소인은 부화뇌동하고 조화를 이루지 못 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는 느긋한 처신을 하고 조직의 화합에 앞장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 위령공 편에서 공자는 “군자는 아랫사람이 말을 잘한다고 해서 그런 사람을 쓰지 아니하며, 사람이 인성이 나쁘다고 하여 그의 좋은 말까지 버리지 않는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리더는 자신에게 아부하지 않지 않지만 올곧은 말이나 좋은 말을 하는 아랫사람의 말을 경청하여 정사의 기본으로 삼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얼마 후 전국적으로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최근 제주지역 언론들은 누구는 도지사 후보로, 누구는 지방의원 후보로 출마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패했던 분들은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면서, 현직인 분들은 재신임을 당연시하면서 출마채비를 서둘고 있다. 논어의 가르침은 오래된 것이다. 현세의 공직을 맡을 여러분에도 큰 귀감이 되는 리더의 조건이 아닌가 한다. 도민 여러분 제주 백년대계 위해 군자형 리더를 골라보시길.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0918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제주일보 춘하추동-페어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