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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인류 최악의 범죄 ‘제노사이드’

by 제주일보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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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란 인종을 뜻하는 그리스어 ‘genos’와 죽임 또는 살해를 의미하는 ‘cide’를 합한 합성어다. 폴란드 출신 법학자 라파엘 렘킨(Rafael lemkin)이 1944년 발간한 ‘점령된 유럽에서의 추축국 통치’에서 처음 사용했다.



국제연합(UN)은 1946년 12월 제1회 총회에서 제노사이드는 ‘국제법상의 범죄’라고 선언했고, 1948년 12월 제3회 총회에서 제노사이드 협약을 채택했다.



UN은 이 협약을 통해 제노사이드를 “국민적, 인종적, 민족적 또는 종교적 집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말살할 의도를 가지고 이뤄진 행위”라고 규정했다.



▲최호근 교수의 저서 ‘제노사이드-학살과 은폐의 역사’에 따르면 유럽인들이 17~19세기에 식민지를 개척하면서 저지른 북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학살, 영국의 테즈메니아인 학살 등을 ‘프론티어 제노사이드’로 정의했다. ‘나치 독일의 제노사이드’는 히틀러가 집권한 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유럽 전역에서 인종·민족적 이유로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을 비롯 폴란드인과 소련인, 집시들을 집단 살해한 것을 말한다.



1차 세계대전 직전 터키 정부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1991~1999년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과정에서 일어난 보스니아와 코소보의 인종 청소도 종교적 이유 등으로 발생한 제노사이드다.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서 자행된 수차례의 대학살, 크메르루주 집권 하의 캄보디아 대학살은 혁명이라는 미명하에 저지른 정치적 제노사이드로 구분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 식민지배에 의한 알제리인 집단 학살, 르완다 내전에 의한 종족간 대학살, 인도네시아인에 의한 동티모르인 학살 등도 제노사이드의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북서부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 소행으로 보이는 민간인 집단학살이 일어난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간인 시신 410구가 무더기로 발견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것은 집단학살이다, 나라 전체와 국민을 말살하려는 제노사이드”라며 관련자 처벌을 국제사회에 촉구하고 있다.



학자들은 ‘인류 최대의 적은 바이러스’라고 규정하지만 인류 역사의 제노사이드를 놓고 볼 때 ‘인간에게 최대의 적은 인간’이라는 R, 버어튼의 지적이 설득력 있다.



전 세계가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에 분노해야 하고, 관련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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