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준, 제주한라대학교 지능형시스템공학과 교수/논설위원
지난 3월 9일 우리나라의 향후 5년을 책임질 대통령을 선출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전체 4400여 만 명 유권자 중 3400여 만 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최종 투표율은 77.1%를 기록했다. 이번 대선의 결과는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48.56%,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47.83%의 득표율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0.73%p라는 박빙의 차이로 승리하였다. 방송 3사 출구 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 48.4%, 이재명 후보 47.8%로 0.6%p 차이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는데 실제 결과와 비교해 보면 그 예측 정확도가 소름 끼칠 정도로 높다. 이번 선거의 경우 사전 투표율이 36.93%에 이를 정도로 높았기 때문에 출구 조사의 오차율이 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처럼 정확히 선거 결과를 예측해 내다니 ‘통계’라는 예측 도구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오늘날 ‘통계’는 그 이론 및 예측 기법이 발달하면서 정확도가 아주 높아졌다. 하지만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된 결과를 보거나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지표를 잘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중 하나가 위에서도 많이 등장했던 ‘퍼센트(%)’와 ‘퍼센트 포인트(%p)’이다. 퍼센트는 백분율이라고 하는데 해당 수량을 전체 수량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한 지수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통계 지표이고, 퍼센트 포인트는 퍼센트 간의 차이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통 이자율, 실업률, 주가지수 변동 등을 표현할 때 많이 쓰는 지표이다. 이 둘은 잘 구분해서 살펴봐야 할 것 중 하나이다. 한 가지 예를 살펴보자. 분석 결과는 ‘실업률이 작년 3%에서 올해 6%로 상승했다’라는 것인데, 이것을 퍼센트로 표현하면 ‘실업률이 작년에 비해 100% 상승했다’로 표현되고, 퍼센트 포인트로 표현하면 ‘실업률이 작년에 비해 3%p 상승했다’로 표현된다. 이 경우 퍼센트로 표현하면 실업률이 상당히 많이 상승한 것처럼 느껴지고, 퍼센트 포인트로 표현하면 그렇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분명 같은 통계 자료를 가지고 지표만 달리해서 표현했을 뿐이지만 느낌은 많이 다르다.(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이처럼 과학적 도구인 ‘통계’의 결과도 표현(지표)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결과 해석이 지표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드는 데서 문득 옛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1996년 4월 어느 봄 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주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 당시 필자는 마음이 무척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별로 없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해서 매일 축 처진 어깨로 다니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우연히 창밖을 바라보는데, 도로변을 따라 환상적인 모습의 벚꽃 터널이 펼쳐져 있었다. 동시에 따뜻한 햇살 사이로 눈처럼 벚꽃 잎들이 날리고 있는 멋진 풍경 들어왔다.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 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 하지 말자. 지금 나의 힘듦은, 고작 5%p도 안 된다. 내 노력 하나 없이도 이런 행복함을 누릴 수 있는데, 뭘 그렇게 스스로 힘들게 하는가?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3년간 지속된 코로나, 유례 없는 집값 상승과 인플레, 그리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등 저녁 뉴스를 보면 무엇 하나 즐거운 소식 찾기가 힘들다. 힘들고 갑갑한 요즈음, 생각만이라도 조금 바꾸어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다. 따뜻한 봄날, 예쁜 꽃과 나무들, 언제나 경이롭고 감사한 자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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