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중 논설위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지구촌 어느 곳이든 ‘유리천장’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 탓에 꿈이 많은 20대의 직장여성들은 성공과 승진 등에 장애가 될 것을 우려해 결혼과 출산을 최대한 늦추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최적의 가임기를 놓치게 된다. 여성이 35세를 넘기면 임신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고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든다는 연구가 많이 나왔다. 그런 문제 해결에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평가 받는 것이 ‘난자 냉동’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여성의 몸에서 난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하는 걸 말한다. 영하 196도의 액체 질소에 세포를 담그는 방법을 쓴다. 한번 시술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이 나라마다 다르긴 해도 최소 수백만원 이상 드는 것이 고민거리라고 한다.
▲2014년 미국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지는 ‘난자를 냉동 보관하세요. 그래서 당신의 커리어를 구하세요’라는 획기적 내용의 커버스토리를 게재했다. 직장 경력을 위해 임신을 미룬 여성들에게 난자의 냉동 보관이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계기가 됐다.
이후 미국에서는 난자 냉동 보관 열풍이 불었다. 그해 페이스북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여직원들에게 그에 필요한 시술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1인당 최대 2만달러(2100만원)다. 보관료 500달러도 회사가 별도로 지불했다.
당시 언론들은 “생물학적 시계에 좌우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 보라. 꿈도 아기도 지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남성과 달리 나이 50세 안팎에 폐경을 겪게 되는 여성에게 ‘난자 냉동’은 또 다른 기회라는 것이다.
▲최근 미혼 여성들 사이에 난자 냉동 시술을 받는 이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결혼은 고민 되지만 아이는 갖고 싶다’는 여성들이 부지기수인 사회상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 시술 건수가 증가세다. 한 병원은 2015년 72건에서 2021년 1194건으로, 다른 병원은 같은 기간 13건에서 300여 건으로 크게 늘었다. 나중을 대비해 건강한 난자를 보존해두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시술비가 300만~400만원 수준으로 만만치 않다. 출산과 육아에 남다른 용기와 재력이 필요한 게 우리나라 여성들이다. 냉동 난자를 통해서라도 언젠가 아기를 낳으려는 이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하지 싶다. 임신과 출산은 개인과 사회의 축복이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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