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부동산 하방경직성

by 제주일보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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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공급의 법칙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른 가격의 결정과 변화를 설명한 법칙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 정해진다. 허나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가격이 내려간다.



부연하면 시장에서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는 전제 하에, 수요량이 증가하면 가격은 상승한다. 역으로 수요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하락한다. 한편 같은 전제 하에, 공급량이 늘면 가격은 내려가고, 공급량이 줄면 가격이 올라간다. 한데 실제 현실에선 달리 발생할 수도 있다.



▲경제 용어인 하방경직성(下方硬直性)이 거기에 해당한다. 여기서 하방은 ‘아래쪽 방향’이란 뜻이다. 경직성은 ‘몸 따위가 굳어서 뻣뻣해지는 성질’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방경직성은 ‘아래쪽으로 내려가려는데 굳어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경제 분야에서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내려가야 할 가격이 어떠한 원인으로 내려가지 않을 때 주로 쓰인다. 한번 가격이 결정되고 나면, 경제 여건이 변화해도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는 현상이 바로 하방경직성이다. 외환ㆍ주식ㆍ자금ㆍ부동산 시장 등에 적용된다.



▲부동산은 흔히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 옮길 수 없는 재산을 일컫는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토지·건물과 관련된 이권도 포함된다. 즉 토지·건물 그 이상인 셈이다. 사람이 살면서 본인 명의 부동산 한 채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까닭일 게다.



그래서일까. 부동산은 하방경직성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한번 올라간 집값이나 땅값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도 그러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 가격을 적정가로 생각하고 있어서다. 기대 심리, 눈치게임, 담합 등의 요인도 없지 않다.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모양새다. 각종 부동산 지표가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8% 떨어지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표준 토지(-7.08%)와 주택(-5.13%)의 공시가격도 14년 만에 꺾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분양 주택은 1676호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달 주택 매매거래(491건)도 반토막 났다. 부동산 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거래 절벽’이 실감난다. 과연 ‘부동산 하락장’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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