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춘하추동)
남의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by 제주일보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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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반대하는 러시아의 침공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2일 친러 반군이 차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 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 파견을 명령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결정에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규정하고 고강도 제재에 나섰다.



▲2014년 3월 러시아에 크림반도를 빼앗긴 우크라이나로서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할 때 핵탄두 약 5000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약 170기를 보유, 세계 3위의 핵보유국이면서 세계 4위 규모의 재래식 군사력을 가졌던 나라다.



그런데 어쩌다 우크라이나는 북극곰의 사냥감이 됐을까.



우크라이나는 1994년 12월 미국·러시아·영국 등과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기고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하되, 국제 사회는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주권을 보장하고 공격을 받았을 때 유엔안보리가 대처한다’는 내용의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각서에 따라 1996년 핵탄두와 ICBM 전량을 러시아로 반출해 폐기했다.



더구나 막강했던 재래식 군사력도 경제난과 부정부패로 인해 거의 붕괴 수준에 이르렀다.



러시아 침공이 일촉즉발의 상태에 이르자 우크라이나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소집과 함께 미국에 안전보장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것도 부다페스트 안전 보장 양해각서를 근거로 한 것이다.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고강도 제재 압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격적으로 전쟁에 나설 경우 전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에너지,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특히 안보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에 좋지 않은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한다.



‘비핵화의 대가가 강대국의 침략으로 이어졌다’는 나쁜 선례로 이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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