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도 살지 않지만/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살고 있었다고 전해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서로 싸워 한 마리가 물 위에 떠오르고/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1972년 발표된 김민기의 곡 ‘작은 연못’의 일부다.
당시 군사정권에 의해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금지곡으로 지정돼 세상과 격리됐던 이 곡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민주주의를 갈망하던 광장을 물들였다.
맑은 연못에 살던 붕어 두 마리가 서로 싸우다 한 마리가 죽게 되고, 그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썩어 연못에는 아무도 살 수 없게 됐다는 가사 내용은 결국 공멸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암시한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50년 전 김민기가 암울한 현실을 개탄하던 썩어 들어가 아무도 살 수 없게 된 연못이 2022년 대한민국에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유력 여야 대선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물론 그들의 ‘가족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막가파식 난타전과 폭로·비방전이 선거 막바지까지 계속되고 있다.
사회적 진영 대립 구도에 편승해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지지층 결집만을 노리며 내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역대급 네거티브 전쟁은 작은 연못에 살던 붕어들과 다를 바 없다.
서로가 상대의 흠집내기에만 몰두하는 사이 정책과 비전 경쟁은 없어졌다.
사전 투표가 지난 주말 이뤄졌지만 상당수의 국민들은 여전히 자신이 지지할 후보를 결정할 기회는 남아 있다.
대한민국을 썩어 들어가는 연못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을 촘촘하게 살펴보고 과연 나에게 필요한, 코로나19와 경제 위기 등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후보가 누구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김민기가 노래 마지막에 얘기했던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