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 그곳에서 나는...

72. 꽃부리의 이야기 <2023년 7월 4일>

by 임선영

35도를 웃도는 한 여름 7월 초가 이리 더워서 헐떡이기는 처음인 듯하다

근력이 자꾸 약해져서 허리 다리 아파서 늘 고생이라 걷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는 더위에도 걸어야 하기에 바로 앞에 있는 공원을 한 바퀴 돈다.

숲이 욱어진 동네의 숨 쉴 곳이라 부르는 곳은 그래도 살살 바람이 불어

나오기를 잘했다 하며 걷는다.

요 시대의 추세 따라 달라질리 없는 공원 거리가 황량하게만

느껴지지만 숨 쉬어야 하기에 그냥 걷는다.

어린아이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안 보이고 대신 유모차에 실린 강아지들은

사랑하는 손주들 마냥 옷을 입고 이 더위에 액세서리까지 달고 계속

불러대는 엄마를 따라 말도 잘 듣는다.

어떤 이는 아가 "아빠한테 갈까?"까지 한다.

안된 말로 "가관이네" 하니 옆지기 마음공부 한다는 사람이

남한테 관심 끄고 걷기나 하자고 하며 다그친다.

공원 뜰에 개 무리 아닌 개망초 꽃 무리가 장관을 이뤄 예쁘다는 말이

개망초꽃 무리에서 튀여 나온다.

누가 오라 한것도 아니요 누가 가라 하지 않았건만 오고 감이 자유스럽고

있음에 누가 보던 말던 장소가 어디든 무리지여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또 세월 따라 말없이 갔다 오는 환생의 여정....

들꽃들이 무리를 이루어 길손을 맞이하는 파노라마 실로 아름다운

장관이다. 모이니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 이 말이 생각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래알 같은 성질들이 많고, 일본 사람들은

진흙 같은 성질들이 많다. 본받아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개망초도 풀로 홀로 있으면 뽑히기 십상이지만 모이니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모여서 아름답고 재미있는 환경에서 칭찬에 인색한 누구가 있나를 생각하며

자신은 그러지 말아야겠다를

생각하며 남을 통해 나를 보는 그리고 고쳐가고 공부해 가며 살다가는

지혜를 닦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자연에 모든 것들은 다 성서 그 자체이다.


걷다가 공원 길에 계절 따라 능소화 늘어진 공원 거리에 분수대가

시원 바람을 일으키며 솟구치고 있다.

한시름 놓고 아픈 다리를 쉬며 물 한 모금을 마시니

감로수가 따로 있겠나 마시는 물조차 자연이 준 귀한 선물이다.

걸을 수 있어서 마실 수 있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이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니 자연 속 하나의 생명체인 나

이 자리의 행복이 구름처럼 몰려온다.

나는 이렇게 써내려 가면서 얼마전에 읽었던 지드의 일기에 써 있던

문장을 생각해 본다.


지드의 일기에는 이런 말들이 쓰여 있었다.

진정한 시인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의 천재적인 소질을 확신해야만 한다.

그리고 참다운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의 천재적 소질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다.

참으로 위대한 인간이란 후자와 같은 사실에 의해서 전자와 같은 사실이

보강되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나의 문장으로 예민한 하나의 악기를 창조하고자 하였다.

그렇게 때문에 단 하나의 구두점을 옮기는 것도 그 문장을 파괴하게 된다.

따라서 명문은 단 하나의 구두점도 소홀히 할 수 없으며

완전한 문장 쓰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감탄하는 진실한 명문이란

그것은 그다지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일이 없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거기에 머무르게 함으로써 그 사상이 점진적으로 진보하게 하는 문장을 말한다.

나는 독자의 주의력이 일보일보 풍요하게 깊이 경작된 토지에 알맞게

집중하는 것을 바랐으나

흔히 독자가 구하는 것은 자기 지시를 이끌어 가는 일종의 벨트 켄테이어인 것이다.

즉 작자와 독자와의 깊은 관계에 있어서 성립되는 문한(文翰)인 것이다.

작자는 자기 창작에 있어서의 엄격한 노력과 의지를

독자들에 대해서도 그와 같이 깊은 이해로써 진실한 독서를 요구한다.

어느 것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사랑한 후 일단 어느 만큼 떨어져 있어야만 한다.

그것은 국가에 관해서도 인간에 관해서도

그리고 자기 자신에 관해서도 적용되는 진리이다.

난 개망초 와 능소화가 모여 눈길을 끄는 귀퉁위에 앉아 세월 이리 보낸 시인으로

제대로 된 시를 써보았는가? 질문하며 세상도 나도 제대로 살고 있는지....

이 생각 저 생각에 사로잡혀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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