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아닌 것 어디 있던가

75. 꽃부리의 이야기 < 2023년 6월 1일 >

by 임선영

전시회란 이름으로 그려진 판 벌려진 날

물감과 붓놀림에 따라 달라진 화법이 능숙하던 부족하던 화합이라는
단어들을 달고 벽에 딱 붙어 선배님 후배님 눈길을 불러대며 자랑질들 한다.
고요한듯 부서진 찬란한 빛으로 환해지는가 하면 가슴 찡하게 하는 정경으로

한뜸한뜸 정성 다해 뜬 십자수 속에 내 고향 소풍 가던 옆 동네

왕궁터의 냄새가 가슴을 울리며 달려있다.
손길 닿는 곳 마음 가는 곳이 그림이고 멋진 사진이다.

손끝의 정성으로 전주 여인들 솜씨로 비저진 음식이라는 이름을 단

단아 하면서 귀엽고 아기자기한 요리 작품들이 쳐다만 봐도

"어마나 너무 예뻐 어떻게 먹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작품들의 나열 거창한 예쁜 그림 같은 모습으로

한 판 벌려 놓은 솜씨가 어느 작품보다 멋스럽다.

전주 여인들 솜씨쟁이야 어딘가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 들린다.

구석구석 어느 것 하나 작품 아닌 것이 없다

선배의 모습도 후배의 모습도 활짝 웃는 모습이 그림이고 꽃이다.

곱게도 익어져 가는 선배들은 황홀한 석양을 그리게 하고

고우면서 명랑 쾌활하고 정겹게 나이 들어가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며

" 우리 전주 여인들이 겉이나 안이나 모두 암팡지단 말이야"

자화자찬 일색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자연이란 화선지 안에

참으로 고운 선, 후배들의 모습들을 보며

잠시 숨 돌리는 나의 황홀한 석양의 시간, 남은 삶에 여백 속에

세상사의 울렁거림을 내려놓는 시간

누가 봐주지 않아도 내 서 있는 자리에서 묵묵히

지금 꽃이 아니면 어떠한가

참으로 고운 시간이다.


유화, 수채화, 문인화, 산수화, 서예, 사진, 조각, 자수....... 각양각색의 이름들을 달고

벽에 턱 붙어 서서 주위를 빛나게 해 주는 작품 작품들.....

음식의 모습으로 인간의 모습으로 그림의 모습으로 각양각색의 이름들을 달고

펼쳐진 영란의 작품전 속의 작품들 다 꽃이고 우정이고 사랑이고나.

인생이란 파도에 조각된 예쁜 조각들

어떤 마음들이 떠오르고 어떤 생각들이 가라앉았을까?

자신들의 그림자를 밟았다 놓았다

매일 같이 익어 간 것들을 쓰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며

야무진 손끝을 달래던 작품들....

남겨진 진 삶에 굴곡 가슴에 품었던 연정들이 타오르겠지

물이었을까

불이였을까

혹은 바람이었을까

붙잡아 두지 못하는 것이 어디 시간뿐인가

그 시간들 속에서 견디면서 티끌 하나 없는 웃음소리에서

평화를 느낀다

시나브로 물들었던 봄물들이 순간

물들은 행당화 한 가지가 주인을 알아보고 낭창 움직이는듯 한다.

뚝뚝 떨어지며 황혼의 가슴을 적시는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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