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 모인 옛 정들

79. 꽃부리의 이야기 < 2023년 4월 25일>

by 임선영

꽃잔디와 영산홍이 시들어지게 핀 옛집에 들어선다.

항아리에서 장을 뜨며 반기던 어머니는 간데없지만 그 향기 남아있는 뜰에

동생 내외들이 맞이한다.

대를 이어 지켜가는 내 고향 뛰놀고 정을 풀어놓으며 꿈 키우던 터에 핏줄들의

미소가 정원에 화사한 꽃과 어우러져 온 집이 꽃처럼 환한 기운으로 맞이한다.

장독대 가시던 엄니 안 계신 대신 함박웃음 웃는 조각품 항아리가 꽃 속에서

"아가 어서 오니라 " 하는 듯 반기는 웃음 가득한 모습....

호는 夏山 이요 筆名 東古道人 인 아버지 화사하게 꾸미고 싶었던 뜰

고향집 지키는 아들 아버지 그리듯 꾸며 놓고 맞이하니

그 터 그 정 그 그리움 봄바람에 휘날리듯 청명한 봄바람 부는

화사한 봄날 뜰이 춤을 추듯 맞이한다.


뜰 앞에 앉아서 옛 정들을 그립니다

그 정들 어느 곳에 계시온지요

내 무슨 복으로 두발 걸어 선물 사 들고

東古道人 지금도 문패 달린 터에 들어서니

개구쟁이 꼬마이던 동생들 다 살아 말년에 웃음 달고

누님 "어서 오세요"

몸 담은 터 달라졌어도 마음과 웃음

그대로 달고 웃음 가득히 맞아주니

경사로 세 경사로 세

이 보다 더 부자이어서 무엇하겠는가

자네들 내 곁에 아직도 건재하니

그때 부르던 누님 걸어서 왔지 않던가

가슴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눈물은

기쁨에 눈물이지 않던가.

참 부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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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기도 믾은 추억 거리들, 요즈음 인연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왜 그리 많은지

물질 위주인 삶을 살아가는 현시대의 인연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사촌 육촌 가릴 것 없이 같이 뛰어놀고 챙기던

고향 집 앞마당이 옛날 잔치 벌이던 날처럼

동네를 시끌벅적하게 울린다.

너도 나도 옛 가댓집 할머니 새집 할머니 한삼말 할머니 대섭집 할머니 대문집 할머니

사정거리 할아버지, 옥담집 큰어머니 양철집 큰어머니

다 고향 놔두고 어디로 가신겨~~~

술 한 잔 거나히 취하니 회상이 이리 가슴 두드리네요.

아버지가 나 낳고 좋아서 불렀다는

"에해야 대해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망팔의 오빠들이 불러대는 노래가 고향 터를 울린다.

하늘에서 보고 계시는 선친들이 얼마나 보면서 흐뭇 해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옛날에는 많기도 많았던 선산들 3군데를 돌며 선진님들께 골고루

절들을 하며 코로나로 그동안 못 만났던 한을 가기 전에 풀듯 지나간다.

참 고맙고 고마운 동생 고향을 이리 잘 지켜주며

부모 모시며 효 하고 보내드리더니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 알뜰하게 챙겨 자리 잡아

한 턱 상을 고향집 마당에

형제와 사촌들에게 챙겨주니 감회가 새롭고 동생에게

고맙고 고마운 마음 어찌 무슨 말로 표현할까.

모두 건강히 계시다 또 만나자 약속 약속을 하면서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하며 또 진한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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