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꽃부리의 이야기 <2012년 2월 5일>
그 어둠 속에서도 찬란한 햇살은 빛나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는 나를 슬프게 가로막았던 먹구름이 걷히는 날이 있겠지
설마 이 뜨겁고 할 일이 많은 나를 가리고만 있겠어 그리 생각했었지.
때로는 천둥과 번개를 안고 달려와서는 그리도 괴롭히고 놀라게도 하였건만
나는 그 먹구름을 미워할 수가 없었지.
그 먹구름 사이로 보이는 저 맑은 호수가 있었고 거기에 뿌리를 박고 자라고
피워내고 지는 생명을 보았기 때문이다.
만약 내 앞에 이 먹구름이 가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이 많은 생각들은 어디에서
가져올 수 있었을까.
환한 날을 고대하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는 그리움을 얻을 수가 없었겠지
그 어둠 속에서 빛나는 나를 누가 보고 아름답다고 감탄을 하였을까
나는 늘 생각을 했다.
먹구름 속에 가려진 찬란한 햇살 아마 그 햇살은 나인지도 모른다는
허황된 꿈을 나는 꿀 수가 없었을 거야.
해 질 녘의 뚝길과 같은 내 인생길
나는 그 길을 지금 걷고 있다.
발 밑에 밟히는 풀잎은 내 발 길 외로울까 친구 해주는 대지의 선물
저 내 눈길에 밟히는 호수는 내 사색의 공간이 허전할까 동무해주는
꿀맛 같은 정서의 샘물일 것이다.
물 그림자되어 뜨거운 서정을 주체 못 하고 차가운 호수에 드리운 해
가슴 파고드는 외로움을
차가운 호수에 드리운 체 슬퍼하는 어느 시인의 그림자 일 것이다.
열정 그림자 갈 곳 몰라
흔들리는 물결 이던가
너의 차가운 상념
품어 안은 마른 줄기
포옥 안아 준 호수여
우리 삶이 꿈이라고 말해주련
고통 같은 어둠을 안고
날개를 접은 하루 끝에서
덧없는 시간이 선물한 주름
늘 그를 흔들어 깨우던
감성 이란 꽃의 흔적
사계절 피었던 몸
이제 호수에 음표로 잠기운체
옛 영화와 아름다움
한 점 꿈이었던 것
가리키는 스승이여라
조금 전 안겼던 모습 외로움이었다면 흐른 시간을 타고 다시 잠긴 모습
타고 타다 남은 열정이었던가
그 열정 하늘을 물들이고 그 친구 산야를 물들이고 성이 차지 않아
호수 속까지 드리운 뜨거움 어이할꺼나, 받아 줄 그 누구도 없는 세월이여
물결 수 놓은 음표마저 물들어 황혼을 토해 내는구나.
그래, 미칠 듯 가슴을 파고드는 아름다움을 즐기자
주체 못 해 출렁이는 문향의 향기를 품어 안고
파도치듯 밀려드는 환희를 써내려 가보자
나는 지금 수필을 잉태한 체 오늘 산고를 겪으며 낳고 있잖아
내일은 어느 가슴으로 시어를 호수에서 낚아 어느 다정한
님에게 선물을 할까....
아직도 낡아버린 내 육신의 가슴에 의지한 불쌍한 젊은 시어들
이직은 날 버리지 못하고 내 회상의 기억을 도와 시어들을
아름다운 집으로 데려가는 내 뇌 세포들....
하늘이여 그대는 그 정열을 다 품어 안은 그리 큰 가슴이더이까
뜨거운 정열 견디다 못해 호수마저 물들이는 그대들은 정녕 주물주가 선물한 경이로운 자연의
마술사인가요.
산이여 하늘과 바다에 무상으로 그 화려함 다 내여 주고도 어두운 장막 속에 침묵을 즐기시나이까.
당신 어둠은 하늘과 호수를 더 빛나게 하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밤은 가고 환한 내 인생의 밝음이 찾아왔건만
정열 속에 안기였던 내 모습 세월은 앗아가고 체념한 시인의 날개는 호수에 젖은 채 울고 있구나
얼굴을 들어요 그대
시간이 선물한 그대 모습 부끄러움이 아니랍니다
그대는 노련한 인생의 달관자 아니던가요
가슴에는 시라는 새싹이 자라는 예쁜 밭이 있잖아요
넓은 바다처럼 모두를 안아주는 마음이 있지 않았나요
고개를 들어요 그대
결코 부끄러운 그대가 아니랍니다.
못난 당신도 아니랍니다
그대는 아름다운 인생이란 호수를 장식한 꽃이었잖아요
그대로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이제 한 잎새 호수를 의지한 체 지금 그 자리에 있는 힘 다해 사랑을 노래하며 수놓고 있는 그대
그 빛 비록 화려하지 않아도 그것은 포옹이었고, 그것은 인내였고 그것은 달관자의 멋이었다.
드리운 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대여, 그 자리에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뛰우고 싶습니다.
그 잔잔한 물결 위에 물이랑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대로 그 모습 그대로 가슴에 간직하고 싶습니다.
드라마틱한 인생을 지난 후에 그것은 한낮 피에로의 슬픈 춤이었음을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또 기다리며 그 긴 시간을 또 기다릴 수 있는 것은 비움의 향기를 맡았기 때문이죠.
오직 주워진 자리에 주는 데로 피였다가 그 자리에 다 놓고 가는 것이 인생임을
이제야 확연히 알고 가는 인생이니까요.
쌓아 놓은 보따리도 바로 이 모습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