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이면

117. 꽃부리의 이야기 < 2023년 여름 >

by 임선영


터진 가슴 / 임 선영


여미여도 여미여도 여미여지지 않아

어느 가을 탁 터진 가슴

속살 드러낸 그대 시원하던가

아니오이다 감 추워도 그 가슴

그러오이다 드러내도 그 가슴

가는 세월 감출 길 없어

드러내어 놓으니

한 폭 화선지 수만 놓네.



7월 어느 날 / 임 선영


무슨 생각 그리 주저리주저리 달고

강산 어느 구석 수놓고 있었던가

나그네 그대 한 잔 그립거든

청포도 익어가는 어느 모퉁이

찾아들어 취해 보개나

취한 시 한 수 들어봄세.



만리향 / 임 선영


초록 고향 만리에서 날아온 봄

화선지 오색 향으로 물들이면

향기 찾아 날아온 인연

정지한 듯 보이지만

한 순간도 숨 멈추지 않는구나

어느새 소리는 사라지고

울림만 가슴에 남는다.




물들이면 / 임 선영


어제보다 나은 오늘 위해

넌 이렇게 피워냈구나

누구든 누군가를 위해

온몸을 던져 피울 때가 있지

자연은 사색의 바다

만남 뒤에 이어지는

이별의 아쉬움 또 있지만

초록 바다의 봄 빛

추억 노을을 물들인다.



작가의 이전글꼴값 잘하고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