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 꽃부리의 이야기 <2010년 12월 25일>
앞만 보고 내딛던 발걸음이 주춤해지는 세 밑이다.
언제나 즐겁기만 한 세월은 없다.
긴 시간 신나서 내딛다 걸리는 때가 꼭 있다.
요새 내 꼴이 꼭 그렇다. 어떤 이유이던 창문 꼭 닫고
말 수와 글 수를 줄이고 사람을 좀 덜 만나고 산다.
정치판 꼴이나 글판 꼴이나 요지경 속이라 하는 의문이 생기기 시작하니
도대체 무엇 때문에 글을 쓰고 있나 하는 생각이 거기에 머무니
아예 재미가 없어져 버렸다.
나이는 먹어 가지고 꼴 값 잘하고 글을 써야지,
나를 뒤돌아 보고 점검하는 내성의 시간이 필요한 시기이다.
요 사히 신문을 보던가, 어울리다 보면 꼴값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모 정치인은 중증 장애 아동시설에 급식봉사를 하러 가서
여성을 비하한 발언을 해서 꼴이 우습게 되었다.
작던 크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의도가 다른 데에 있어도
세상이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의해 그 의미가 구성된다.
말 한마디, 하나에도 진정된 사람이라면 깊은 생각을 한 다음
써야 할 것이다.
말할 때마다 "자신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하고 사족(蛇足)을 붙여야 한다면
리더로서는 낙제다.
리더로서는 서푼짜리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경박한 언행은 화의 근원이 된다.
항상 전후 사정을 살피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습관을 길러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꼴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입을 잘못 놀려 얼굴값도 못하는
꼴값을 하게 되니 말이다.
연과 어는 모두 말을 뜻한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가 있다.
즉 얻은 자기 스스로 일방적으로 말하고 떠드는 것이요.
글도 그런 글은 소위 말하는 잡글이다.,
어는 상대방과 더불어 이야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을 통해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명 문장이 그러하리라
사람의 꼴도 그와 같으려니 생각을 해 본다.
좋은 얼굴을 가지고 그 값을 제대로 하려면 입으로
좋은 말을 내놓아야 하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내놓은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할 것이다.
함부로 툭툭 내뱉고 잃어버리는 말, 말, 말 독약이 아닐 수 없다.
얼굴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이치가 어느 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그네 하루 겨울바람 같고
내놓던 말들 다 뜬 구름인 것을
인연 만나다 보니 분명 해지는 지혜
적막해야 마음 근원 드러난다네
시기심과 욕심 가득한 세상
누굴 믿을까
뜰 앞 꽃 피었다 다시 지고
바다 끝 곱던 석양 불탄다
아~허망한 세상
그 소리 고향으로 간다
언젠가 가야지 나도 꼴값 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