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날 부른다면

125. 꽃부리의 이야기 <2012년 11월 15일 >

by 임선영


그대가 날 부른다면 / 임 선영


머리를 하늘에 걸고

무지의 바람 속 걸으며

메고 가꾸지 않던 묵은 밭


조물주가 무상으로 준 선물

잡초에 가두고 숨 막히게 했던

마음 밭 찾는 새벽


이제야 눈 떠 보니

마음 고향 찾아가는 지금

얼마나 벅찬 날인지


금싸리기 줄줄 흘리며

백만 년 살듯 시간 낭비하던

어리석음 소중히 둘러보는 날


그대가 날 부른다면

열리고 무너지고 밝아지며

달려가 서리다

나간 것 찾아 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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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된 사람 / 임 선영


사랑방 툇마루에 누우면

보라색 꽃 보고픈 얼굴이었지

주저리 달린 꽃 흔들흔들 웃으며

공부 잘하고 있지 늘 웃었어

보고 싶지 나도 그렇다 하며


그것도 모르는 다른 추억은

물기를 담뿍 담은 오이를 내밀며

일등은 안 혀도 돼야

배고프지 말아야지

보고픈 마음 고픈 것은 숨겼지


떨어져 애절하게 보고픔

가슴 이제와 생각하니

저리는 마음 풍경

추억이 된 사람들이

뼈저리게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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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계절이 오며는 늘 생각나는 사람들

일년에 몇 번 보지 못하는 아빠를 기다리는 엄마는

사랑방 툇마루에 아버지가 심어놓은 두 구루의 등나무가

타고 올라가 마루 끝에 꽃 그늘을 만들며 보라색 꽃 커튼을

만들어 놓으면 아버지를 보듯 가끔 그 꽃을 넠을 놓고 바라보고 계셨다.

나도 학교에 다녀오면 그 꽃을 아버지 보듯

그리며 유일하게 공부 할 수 있던 주황색 전과 한 권을 펼쳐 놓고

아버지를 보듯 보며 열심히 마루에 엎어져 공부하고 있으면

사랑방 툇마루 옆 넓은 밭에 심어놓은 푸성귀 중 연두빛으로

잘 익은 오이 하나를 뚝 따다가 우물가에서 씻어서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체 가져다 주며 행주치마에 손 쓱쓱 닦으며

" 야야 일등은 안 혀도 되야, 배고프지 이거 먹어라 "

하시던 우리 엄마

오늘은 추억이 되버린 사람

이 나이들고 보니 왜이리 보고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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