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담의 인연들

155. 꽃부리의 이야기 <2025년 8월 29일>

by 임선영
5e371aa10b3895f494b4adf58143d4d1991d2380

바둑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즐겨온 놀이로, 바둑 용어인 무리수·자충수·강수·묘수 등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우리들은 이 말없는 수를 두루 쓰며 인생을 살아낸다.

그 수라는 글자가 들어간 수담에서 인연들을 만났다.

이런 말들의 ‘수’는 한자 ‘손 수(手)’다. 바둑이 손으로 하는 놀이이니 당연하다.

이 때문에 바둑을 “서로 상대할 때 말이 없이도 의사가 통한다”는 뜻에서 ‘수담(手談)’으로

부르기도 한다.

서로 말이 없어도 손짓으로도 대화가 통한다. 승부를 가릴 수 있고 거기에 인생이 있다.

한편 바둑 용어로 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잡아먹을 수 있다는 의미의 ‘아다리’는 일본말

찌꺼기가 우리에게는 해방둥이로 자란 나에게는 아직도 어투에 남아있다.

아다리가 딱 맞아떨어진다. 우리말로는 ‘단수’가 바른 표기다. “어떤 틀이나 기대했던 바에 딱

들어맞다”는 의미로 쓰는 ‘아다리가 맞다’ 역시 ‘기회가 좋다’나 ‘제격이다’ 등 의미에 맞게 고쳐

쓰는 것이 좋다.

아울러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는 말로는 ‘꼼수’가 있다.

이렇게 깊은 순우리말의 꼼수를 쓰려했던 곳에서 인연들은 만났다.

싸게 살려고 했던 꼼 수는 무리수였다. ^*^

꼼수보다 몇 푼 더 썼다고 내 망할 것 아니고 바둑처럼 말 없이도 통하는 벗들에게 내 좀

폼을 잡았다니 "에이! 못난 친구" 이러니 끝나 버렸다. 마음 크기가 강도 못되면서

말이다.

" 아다리가 딱 맞았네 이 참에 나도 강남 여인 돼 보자"

웃기는 말로 여기까지 마음 그릇이 들어서니 만사가 다 화통이라. 약속을 잡았다.

5701b3a2464cd04a8557bf6190a063efd302a949

분위기부터가 秀麗해서 밖은 한국에서 제일 비싼 땅을 밟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세련되고

조용하고 고층이 가린 그늘을 느긋하게 걷고 싶은 옷으로 말하면 세련되게 갖추어진

건물들은 강남을 걷는 여인들의 옷처럼 수려했다. 그냥 턱 놓고 보니 그렇다.

음식을 담은 솜씨도 秀麗했다.

맞이하는 그릇도 담긴 별것 아닌 음식도 아름답게

포장되여서 한 입 쏙 먹고 싶은 충동이 나도록 수려했다.

담소도 手談 스럽고 粹秀했다, 우리들의 대화는 그 자리에서 큰 소리를 내면 무식해 보일 듯

한 탬포 낮게 소곤대는 담소를 해야 어울릴 것 같은 중압감이 수수하게 몰려들었다.

벗들의 모습도 한 친구는 담담하니 시원한 백김치 국물 같으면서 세련됐고

또 한 친구는 막 튀겨 낸 튀김 같이 상큼하니 나이를 잊은 여인 같았다

또또 한 친구는 담담한 전과 빈대떡으로 입맛을 맞춘 떡 같이 잘도 잘도 분위기 판단을 하며

매너가 끝내준다.

난 여전히 목소리도 크고 잘 웃기고 격식을 좀 어겨도 밉지 않은

늦게 나온 이것저것 섞어져서 어설프지만 " 야 요것 시원하네" 하는 째를 내려 노력하는

국물에 비유나 할까?

하! 나는 생기다 만 사람인지 좀 어설프지만 우리 집 양반 말 따나

" 이쁜 구석 하나도 없는데 난! 널 미워할 수가 없네" 이 말이 딱 어울리는 푼수쟁이이다.


찻집으로 옮겨진 우리의 대화는 좀 더 인간적이었다.

" 야! 난 돈을 값지게 쓸 줄 아는 그 친구를 보았었지... 어쩌고 저쩌고.... 감동했지 그렇게 아끼고

작은 것도 함부로 하지 않고 아끼던 아이가 나이 먹어 큰 돈을 푸는 것을 보고

아! 그래서 야가 잘 사는구나 했다"

고개가 저절로 끄덕끄덕 해지는 맛난 이야기들이 가슴을 친다.

일요일마다 가서 듣는 나를 깨우치는 말들이 너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 지금 네가 어찌 살고 있나를 보면 전생 네가 보일 것이고 내 후생이 어찌 될까 하면

현재의 너의 생활이 어찌하고 있나를 보면 그것이 보일 것이다" 하는 말씀......"

나는 비로소 모든 자리를 잊고 화려함 뒤에 찾아오는 값진 이야기들을 경청하며

난 망팔 속에서 지켜야 할 값진 것들을 건지며

어느 자리에 두둔 그 사람의 운명은 胞 든 卒이든 馬 든 순간의 말없이 두는 수에 따라

바둑처럼 인생이 말없이 勝 이나 敗로 살고 갈 수 있고 인과를 믿는 나로서는 지금

여기에서 난 어찌 살아야 하는 지를 한 수 배우고 벗과의 이별을 고한다.

비싼 것이 비싼 것이 아닌 더 비싼 인생의 값을 배우고 가는 수담의 멋진 하루가

저물며 벗들과 또 내일을 기약한다.

작가의 이전글소리가 사라진 그 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