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의 생일

04. 꽃부리의 이야기 (2020년 2월 16일)

by 임선영

2월 10일 우리 외손자 생일이다.

딸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 엄마 용돈 넣었어"

"고맙다, 잘 쓸게"

그런데 오늘이 승현이 생일이니 축하 전화라도

넣으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늙기는 정말 늙었나 보다. 그렇게 잘 챙겨주던 손주들 생일을

이제는 잘 기억을 못 한다.

손자들을 봐준다고 부천으로

이사 와서 3년 산다는 것이 이젠 부천의 터줏대감이 된 듯 주저 안고 말았다.

인생이라는 것이 정해진 대로 가지 않는 것이 이 나이가 먹고 나서야 겨우

쥐꼬리만큼 알듯 모든 일이 뜻대로 안 되며 마치 정해진 길을

모르고 설치며 가고 있는 것을 느끼며 인간의 지혜의 한계가

여기까지라는 것을 느끼며 매사에 조심하고 정해진 운명에

이만 하기만도 얼마나 감사한지 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되뇌며 가는 인생이 되었다.

거기에 꽃으로 얻어져 노후 생활에 힘을 주는 보도사도 않던

핏줄들의 출현으로 노후가 이리 즐거우니 이 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을까?

자식들이 달라고 조르지도 않는데 매달 우리 엄마 커피값이라고

넣어주는 용돈 어찌 자식 돈이라고 넙죽넙죽 받아 쓸 것인가

그 자식들이 남겨 노후를 즐겁게 하는 손자들을 위해 뭉텅뭉텅 할머니는 인심을 쓴다.

그렇게 그 돈을 쓰며 늘 즐겁다. 오늘도 어김없이

"승현아 생일 축하 해 오늘 할머니가 생일 턱 쏜다"

"할머니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뭐 먹고 싶어"

"나 샤부샤부"

큰 외손녀 대학 4학년 외손주 대학 1년

큰 걱정 없이 머리들을 타고나서 학교에 척척 들어가서 모두에게

기쁨을 주며 키워 논 보람을 느끼게 하는 우리 자식들의 흔적들...

맛있다 맛있다 우적우적 먹는 모습들이 얼마나 흐뭇하고 보람인지.

잔소리 꾼인 그러면서 옆에 있어서 든든한 외조자 옆에 끼고

막내아들의 외동딸 손녀를 데리고 우리 다섯 명의 생일잔치는

웃음꽃이 활짝 핀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는 썼지만 우리 식구들은 그저 행복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것은 어떻게 하면 돼, 어제 이랬는데 나는 이렇게

했거든 할아버지 잘한 일인가?


"할아버지 나 돈이 좀 있거든 주식에 투자 좀 해 놓을까?"

"부모 밑에 공부할 때에는 공부에 집중해라, 돈에 신경 쓰면 죽도 밥도 안된다

현제 처한 일에 최선을 다하며 가면 나중 다 보이게 되는 거야"


"할머니 내가 아르바이트해서 돈을 좀 벌었거든, 은행 이자가 너무 싸네

이젠 4학년이라 공부에 집중하려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그림은 손을

못 때겠어 그림을 위해 그림 그리는 컴퓨터를 사면 어떨까?"

"할머니는 우리 손녀의 재주를 믿지, 너 뭐든 훌륭히 해 내고 있어

네 마음 쏠리는 데로 최선을 다 해라, 지금으로도 너는 너무 잘하고 있어"


손주들이 크니 소통이 되는 즐거운 자리

이것이 어떤 재산보다 늙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큰 재산이라는 것을

어린 우리 손주들은 언제나 알까?

고맙고 고마운 돈 푸는 이 자리

언제까지 이어질까.

손주들의 웃음소리가 커피 카페에 울려 퍼지며

우리는 커피를 높이 들고~~~

"승현아 생일 축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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