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꽃부리의 이야기 (2020. 3.17)
살다 살다 별일도 다 많다 하더니
오늘이 그렇다. 태어나서 엄마가 해 주는 밥, 학교가 해 주는 밥만 먹던 아이가
갑자기 대학을 들어가고 나서 갑자기 코로나 사태로 학교도 나가지도 못하니
용돈이 남아돌아간다고 심심하니 레시피 보고 음식이나 해 보고, 어차피 엄마가
밥을 못해주니 내가 내 밥 해 먹자하며 요리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책 한 권 사다 놓고 레시피를 보아가며 재료를 사고 양을 재여가며
어설픈 칼질을 해가며 저녁 늦게 퇴근하는 에미 아비 밥을 해 놓고 기다려서
같이 먹는 해괴(?) 한 일이 매일 벌어진다.
딸년은 식구 카톡에 자랑을 해가며
"엄마 간도 너무 딱 맞아서 너무 맛있어, 엄마 먹으러 와봐"
"가가 무슨 일이다냐, 별일도 다 많다"
할 말은 그 말 뿐이다.
삼촌들은 우리 조카한테 밥 한 끼 얻어먹어 보자고 난리이고
에미는 오늘은 무얼 해 줄까 기다려진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기다린다.
"야 해주니 좋아?" 하니
"그럼 저녁이 무얼까 하고 기다려지는 걸, 너무 맛있게 해 제일 간이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고 닦아야"
딸 아이는 머슴아 같고 아들 아이는 여자아이 같은 행동을 한다.
부모에게 정을 주는 것도 서로 너무도 다른 손주들...
공부도 부모들 힘 안 들게 잘도 하더니, 하는 행동도 참 기특하기만 하다.
탕수육은 사는 것보다 더 맛있게 튀겨졌다고 자랑자랑 난리이다.
그러지 말고 할머니 집에도 가져와 보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더니 잡채와 미역국을 손수 싸서 들고 와서 잡수시라고 한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하도 기특하여 맛을 본다.
진짜 맛있었다.
할아버지는 " 할머니가 만든 것보다 맛있다" 한다.
싱글벙글 웃으며 "너 무슨 일이냐"하며 신기해하는 할머니한테
"어차피 나중에 유학을 가서도 내가 해 먹어야 하니 미리 연습도 되고 밥도 먹어야 하고
하는 법도 알아 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 ~~ 할머니 해 보는 거야"
기특도 하고 얌전히도 잘했다고 머리 좋으면 뭐든지 잘하나 보다 하며
할아버지가 계속 맛있다 맛있다 하며 맛을 보니 너무 즐거워한다.
옛날 아이들과 요새 아이들의 생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요 사히 젊은 아이들의 계산된 생활 패턴이 얼마나 다른지
세대 차이를 느끼며 요새 세상도 많이도 변했지만 아이들도 너무 생각이
다른 것에 큰 세대 차이를 느낀다.
감사하고 감사한 요즈음 방콕 생활
어찌 다행 감사생활하는 마음공부 길에 들어
부족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감사로 돌리는 마음 행로 있으니
모두가 다 고맙고 자식들 옆에 옹기종기 모여 매사에 작은 일에도
모여서 보탬을 주니 이 보다 더 큰 감사생활 어디 있으리오.
이 손자들 키우려고 서울생활 접고 부천에 자리 잡으니
어느 사이 걱정 없이 커서 착한 거리 만들어
기쁘게 하니, 이 보다 더 큰 즐거움 어디 있으리...
허! 그놈 장하게도 감동을 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