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꽃자리

244. 꽃부리의 이야기 <2016년 3월 5일>

by 임선영

어느 것 하나도 똑같은 것이 어디 있던가?

잠깐 눈 들어 쳐다본 창문 너머 보이는 나무마저도 다른 모습으로

저도 달라요 하듯 봄바람에 마른 가지를 흔든다.

천상천하에 유아독존이다. 오직 다른 하나만 존재한다.

각기 다르기 때문에 그 존재가 참 소중한 것을 우리들은 알아야 한다.

어디선가 마른 가지에 날아다니며 봄을 알리는 새소리가 요란하다.

사람들은 새들이 내는 소리나, 자연 현상에서 동반되는 반복의 여러 소리와

울음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냥 듣는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자신 아닌 인연들이 자기 마음에 맞는 말만 해주기를 원한다.

조그만 비위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 금방 얼굴색부터 말투도 달라진다.

서로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까지도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해야 하고, 더 가깝다는

부부마저도 자신의 도장이 되어야만 집안이 조용하다.

상대방이 행동과 말이 자신이 원하는 생각하는 틀에 들어맞지 않으면

큰 잘못이라도 한 듯 불만을 토로하고 분노한다.

우리 한국사람들이 흔히 쓰는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요법을 쓰지 못한다.

잘하면 가만히 두고 보다가 거슬리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보이기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 뒤통수 기법을 따발총처럼 쏘며 으스댄다. 그리고 가르치려 든다.

생각하는 것처럼. 대부분 사람들이 그러하다.

조금 가까워지고, 자신의 이익이 어느 정도 끝나는 날에는 볼장 다 본 듯 그때부터는

자신의 이익되는 선상에 상대방을 놓고 요리하려 든다.

자신의 충족을 채우기 위해 순수했던 시간들은 뒤로 가고, 자신의 목적했던 부분을

달성해 가기 위해 어김없이 착심이 발동하여 출렁이는 바다로 이미 가며 차가운

겨울 골목을 내달린다.

낡은 책상 속에서 바다를 꿈꾸는 고래가 되려고...

그러나 그렇게 되나. 자신의 점수는 어디로 가지 못한다.

따뜻한 배려를 냉동댕이 치는 배신이라는 단어가 어떤 때 써지는 것조차

모르는 소인배라는 배를 타고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곡예를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자신의 요구조건이 절대적으로 관철되기를 원하며 상대방이 자신의 요구 조건에

딱 맞게 판단을 내린 뒤 그대로 끌고 가려 하다가 조그만 반대의 의견을 보이는듯하면

못내 서운해하고 화를 낸다.

가깝다는 핑계로 당연하다는 듯이 자기중심적인 여러 요구를 서슴없이 청해오며

위에 군림하러 든다.

그러면서 사랑하고 믿어서 그런단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남이 변했다 한다.

상대방은 자신의 어떤 목적과 생각하는 처지에 맞지 않으면 그 수단에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너는 자신의 직감에 이미 변해 있다 한다.

그가 잘 한만큼 나는 그에게 어떤 행동을 하고 그것에 대한 고마움을

얼마나 표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잣대의 눈으로 평가만을 한다.

자주 보고 이용하는 전자제품이 고장이 나면 곧 가서 고친다.

이렇게 빨리 고쳐지게 됨은 그것을 사랑하는 것인가?

그 고침은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지나친 기대를 하며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말과 행동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자신이 먼저 상대방의 원하는 바를 고려해 어찌했는지 뒤돌아 보고 행동함이

현명하고 지혜로 은 처신일 것이다.

그래야만 사랑했다는 말이 들어맞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조차도 마음대로 못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제 마음대로 하려 하는 것은

대단한 이기주의의 극치이다.

서로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한다.

병아리가 삐약삐약 개가 멍멍하는 그들이 우는 모습을 우리는 문제 삼지 않듯이

서로의 살아온 시간들을 끌어안아주며 먼저 사람마다 특성이 있음을 잘 이해하고

가야만 동지와 동지 사이에 서로 촉되지 않고 널리 포섭되는

덕을 화하게 하며 생활하게 될 것이다.

겨울의 웅크린 햇살같이 을씨년스러운 삶을 쓰다듬고 부드럽게 안아주는

손 같은 옆 친구가 되어서 나하고 좀 다르고 맞지 않는 부분을 문제 삼지

않는 것만이 상대의 자발적 내혁을 촉발시키며 더불어 상생하는 길 일 것이다.

그 길 위에 꽃은 피고 그렇게 모인 인연들이 있는 자리는 저절로

꽃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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