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의 유대 관계는...

272. 꽃부리의 이야기 <2019년 8월 11일>

by 임선영



올여름처럼 더위가 극성을 떠는 때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에어컨을 켜면 팔이 저리고 선풍기 바람은 1시간 이상 틀면 머리가 아프고

정말 대책이 없는 날씨다.

백화점에 가서 신간이나 한 권 사서 더위를 견딜 요령으로 길을 나섰다.

신호대기 중에 서 있는데 한쪽에 할아버지 한 분이 찐 옥수수를 하나 들고

멍하니 햇빛에 앉아있다.

초점 잃은 눈빛 하며 입가에 옥수수 찌꺼기가 덕지덕지 묻어 있는 모습이

누추하기 짝이 없어 늙으면 아이가 된다더니, 사랑을 주는 보호자가 없나 보다.

이를 어쩌지 생각이 들며 꼭 길 잃은 아이를 그냥 두고 가야 하나 그냥 망설여져서

발 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 나는 왜 그리 무능한가 순간 공연히 눈물이 왈칵

가슴으로 쏟아진다.

말동무 없고 자식들이 챙기지 못하는 노인들 길거리에 내 팽개쳐진

아이와 별 다를 것 있겠는가. 저러다 이 더위에 쓰러지면 가다 개

죽음 하는 꼴 안쓰러운 이런 일이 없는 사회는 없겠지.

그렇지 안 해도 요 며칠 신문에 일본의 심각한 "가족해체"가 고령자 증발

사태를 낳았다고 대문 짝 만하게 다루고 있지 않는가.

노인 전체의 10%를 넘는다는 통계 수십 년째 행방이 묘연해도 찾아보지 않고


노인 복지연금 만 타 먹는 자식, 멀지 않은 우리나라 장래를 보는 듯

가슴 아픈 소식들이다.

우리도 벌써 그 징후는 시작되고 있으니까.

시부모 하고 며느리 얼굴 보기는 가지 않으면

하늘에 별 따기이고 친정에 가서는 한 달씩 있어도 시집은 옆에

있어도 불러야만 오는 시대~~~

사회 전체적으로 인간관계를 갈기갈기 찢어 놓는 요소가 많아지고 있는

물질 우선의 시대에서 가슴 찢어질 일이다.

도대체 16년의 교육생활을 거쳐 키워진 아이들 머리와 가슴에는

지식만 들어 있을 뿐 지혜와 도덕의 냄새는 점점 희박 해 가는 세상 서글픈 현실이다.

품 안에 있을 때만 자식이지 품을 떠나면 부모와 자식 사이의

존경과 순종의 냄새는 물질과 연관되어 그 부피만큼

희박 해 진 시대가 이미 되어있다.

어쩌다 자식한테 요새 아이들은 왜 그런다냐 물어보면

"엄마, 요새 며느리들은 옛날 며느리들 하고 달라" 이렇게

당연한 듯 무심히 단답 하는 자식들의 표정을 보며 돌고 도는 세상이니

다시 공자의 유교 교육이 꼭 필요한 시대가 돌아와야 한다고 웃으게

소리 아닌 소리를 하며 우리 또래들은 떠든다.

자식 평안 해야 하고, 다행히 마음 공부하여 줄 것도 바랄 것도 없는

공부하고, 없다 생각하고 마음 다스리는 일 잘하고는 있으나 가끔은

허전한 것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정이 희박해져 가는 사회의 구조로 엮어진

핵가족 시대, 연결고리의 악화로 노후 대책이 서지 않았다면

노인들의 방치 시대가 온 것이다.

수명은 길어지고, 일자리는 없어서 60대만 되면은 놀아야 되는

사회 속에서 노인들이 정녕 설 자리가 어디인가.

자연의 대홍수, 대지진의 쓰나미 현상만 무서운 것이 아니라 도덕의 쓰나미 현상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할지 막연한 도덕 불감증 시대가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 사이에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으니

혈연끼리의 유대 관계 정말 큰 일이다.

영, 수, 국 만점짜리를 만들어 고 학력을 머릿속에 집어넣어 준 것만

정말 열심히 공들여 쌓아 온 우리 세대의 잘못된 교육의 탓이 크리라.

영, 수, 국은 비밀과외까지 받아가며 키웠어도, 도덕 교육은 어디

제대로 공부해야 된다는 핑계로 상전처럼 모시는 것 외에

제대로 한 번 시킨 적 있는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행여나 다칠세라, 어디 누가 손찌검 할 세라, 오만 좋은 것은 다 찍어

발러주며 키우고 보니, 막상 그렇게 공 들인 부모나 주위를 둘러보는

방법을 제대로 가리키지 못한 우리네들 교육의 헛점들이 이제 서서히

드러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부모는 항상 본인들 곤란할 때 도와주는 존재로 전략해 버렸으니

집 나가 수십 년씩 소식 없어도 귀찮아서 찾을 생각 없고 그 자식 찾아도

뻔하니 들어갈 생각 않고, 돈은 우선이니 얼굴 싹 씻고 먹고 보는 시대

정말 한심 할 노릇이다.


자연도, 자연으로부터 만들어진 인간관계도, 흔해서 공짜로

생기는 줄 알고 함부로 남용하여 돌아오는 재해

날씨도 모두 변해야만 다시 한번 뒤집어 엎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하는 격동의 시대가 돌아온 듯하다.

자연이 자연 그대로 모든 생명체와 있는 그대로 공유하지 못하도록

억지를 부리는 인간들은 조형 창조자로 과하면 실하는 늪에 지금 빠져서

대 재앙을 맞이하고 있지 않는가.

더운 곳은 추워지고 추운 곳은 더워져서 산 불로 몸살을 앓는

무서운 하늘의 심판을 본다. 물난리도 마찬가지려니....

인간도 인간 본연의 자세를 잃어버린 흉악한 인간들이 득세하여

날마다 신문 앞 면을 대서특필로 채워져 가는 사회 어느 날은

신문조차 읽기가 싫어 한 쪽에 던져 버린다.

도덕과 질서가 무너진 사회 거기에 기대어 사는 우리는 어쩌면

젊은이들은 결혼하기 힘들고 결혼을 해도 하도 각박한 세상이라

자식도 없이 개모차에 가진 유아 용품을 싫고 걸어다니는 시대...

동물만도 못한 쪽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가고 있는 것이다.

어서어서 도미덕풍을 부르짖으며 이 시대에 맞는 바람을 이르기는

사람 나타나서 어디서 저런 인물이 나왔는가? 감탄하며

보고 듣고 배워서 가르치는 우리가 되어 도덕의 지주국으로

도덕도 K-pop으로 누군가가 말앴던 저~~동양의 작은 나라가

훤하게 드러나는 일등 국민이 되어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한

진실되게 실천하는 공부인들이 어서 빨리 되고 나와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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