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뭐 먹으러 갈까?

11. 꽃부리의 이야기 (2020년 8월 10일 )

by 임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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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점심때가 되면 모자라는 걷기도 할 겸 여기저기 식당을 돌며

요것 저것 골라서 사 먹는 재미가 들었다.

나이가 드니 점점 밥을 챙겨 먹는 일이 큰일이 되여서 자꾸 외식을 하게 된다.

오늘은 가까운 "라라코스트"에 들러 나는 해물 파스타를 먹기로 했다.

남편은 이름도 제대로 발음도 안 되는 것을 골라 적으며

계속 어두운 눈을 부릅뜨고 "뭐지 뭐지"하며 서너 번을 보면서 적고

주문을 했다. 옛날 같으면 한 번만 읽으면 쪼르르 이여지고 적어지고

했던 일들이 이제는 눈도 발음도 제대로 보지도 되지도 않으니

좋은 세상 다 살은 듯하다.

젊은이들이 많은 식당에 와서 두 늙은이가 분위기 망치는 듯하다.

"여보! 오늘은 내가 쏠게"

"뭘! 내가 낼께"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련만 서로 내겠다고 난리인 노부부의 이량민은

세월이 만들어 놓은 여유 일 것이다.

"참! 어느 사이 우리 이리 할망구들이 되었나 몰러"

참 인생무상이다. 허망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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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분위기 있는 커피 집에 들러 빵 한쪽 시켜 놓고

한 사람은 까페라떼 또 한 사람은 아메리카노를 시켜 놓고 두 노인네 분위기를 잡는다.

들어보니 뻔한 이야기가 분위기 따라 그냥 멋진 멜로디로 들린다.

라테에 그려진 하트를 쪼르르 마시며 사랑을 마시는 듯 그냥 커피 맛이 그

커피 맛이건만 공연이 맛이 신기한 커피 같다.

오후에 즐기는 노부부의 이러한 간단한 분위기가 잠시 늙어있는 자신들을 잊게 한다.

열심히 빵을 먹는 남편을 바라보며 갑자기 고맙다.

살아서 옆에 있어서 고맙고, 코로나로 장마로 정신없는 이 시국에

물난리 안나는 집에 살게 해 주워서 고맙고

먹는 걱정 없이 마누라 데리고 다니며 이것저것 점심 사주는 것도

고맙고, 어지럽다가 좀 괜찮으니

"당신 뭐 먹고 싶은 것 없어?" 하기에 떡이 먹고 싶다 했더니

그 비를 맞으며 시장에 들러 쑥떡 콩떡 찰떡 사다가 머리맡에

쭉 늘어놓아 잠깐 잠들었다 깨여서 감동받았던 순간을 선물하는

영감 있어.....

인생은 자연의 끝까지 진실할 때 진실의 강물은 노래하며

우리들 사이를 굴러갈 것이다.

"와! 인생 후반이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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