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꽃부리의 이야기 (2020. 8월 12일)
자연 속에 나머지 인생을 검소하게 즐기는 자유인을 만났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며 같이 했는지 그 비에도 싱싱한 자태를 유지하며 늘 푸르게
비 온 뒤 부는 바람과 어울리며 오는 방문객을 맞는다.
"어서 오세요"
소소여래 같은 미소를 머금고 한 포기의 자연 속에 생명체로
서서 초록 웃음을 선사한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시끄럽지 않은 한가한 모습을 하고
한여름인데도 비 온 뒤 맑은 바람으로 때 묻지 않았다
장소도, 사람도.
표주박이 그림처럼 주렁주렁 달린 컨테이너 단출한 집은 한 폭의 그림처럼 자연인과
아기자기 꾸며진 체 같이 숨 쉬는 야채 친구들과 나풀나풀 방문객을 맞이한다.
"어서 오세요, 저는 깻잎이에요, 제 옆에는 콩 잎 친구도 있고 방울 토마토 친구도 있어요"
구멍 뚫린 하늘에서 떨어진 물 폭탄으로 우산을 썼는데도 상추는
때려 꽂는 빗방울이 버거워 여릿여릿 금방 녹아내릴 듯 물기 머금고 금세 쓰러진 듯
위태롭게 서 있다.
다듬어 드릴까요, 아프죠 혼자 중얼거리며 잎을 따 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시간은 걸로 짧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많은 시간을 낭비하며 모르고 지나고 있는 날이 너무 많다.
아차! 하고 알아차려 속이 들 때쯤이면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러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슬퍼하고 후회한다.
인생은 길며 만약 그 모든 것을 잘 활용한다면 매우 위대한 사업을 필요한
시간은 충분히 주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사치스럽게 그리고 멍청히 허송세월을 하거나 좋지 않은 일에 세월을 보내거나
한다면 결국 우리들은 주요한 고비에 이르러서야 지나쳤음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와 같이 향유하고 있는 세월은 결코 짧은 한평생이 아니며 우리가 짧게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설사 조그마한 것이라도 훌륭한 관리인들에게 맡겨진다면 우리의 한평생을 잘 수배함으로써
긴 세월을 보람 있게 가질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곳에서 난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인가?
기다리기라도 한 듯 한 자루 모아놓은 무공해 깻잎을 다듬어 담고
안 매운 고추, 매운 고추, 꼬시락 고추, 눈에 좋다는 보라색 가지 다듬고
따고 속고 아름다운 손놀림이 틀어 놓은 잔잔한 음악 소리를 들으며
"지금 여기" 바쁘게 움직인다.
소소한 행복은 갑자기 찾아와 나를 녹이고 마음을 잡아가고
눈을 하늘에 던지게 한다.
하루의 힐링이 이렇게 고마운 어느 길목 후배의 외조자의 작은
농장에서 주을 수 있다니...... 빈 손으로 왔다가
두 손 가득 자연의 선물을 받아 들고 가는 발길이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갑자기 내 마음에서 여래를 본다
그 웃음이 그랬고 그 말씨가 그랬다
마음이 나에게 속삭인다
어서 드리세요 나타났잖아요
들고 다니시던 그 부채
처음으로 그려본 여래가 빙긋이 웃는다
그 순간을 기쁘게 해 주는 이
바로 여래야
꾸밈없는 선물 가득하니
꾸밈없는 선물 절로 주인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