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꽃부리의 이야기 <2025년 6월 16일 >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서 멈춘다고 하여 ‘운길산’으로 불린다고 한다.
운길산은 금강산에서 발원하여 흘러 내려온 북한 강물과 영월·충주를 거쳐 흘러
내려온 남한강 물이 서로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의
장엄한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좋은 지점에 두물머리 못지않은 경치를 하고
위치하고 있었다.
산수가 모두 수려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에 우리 벗들은 둥지를 틀고서
정겨운 수다 삼매경에 빠지며 오징어 듬뿍 넣은 파 부침개 하며 처음 먹어 본
미나리 부침개에 그 맛있다는? 막걸리 한 잔은 요새 유행하는 말이 생각났다.
입속에서 살살 녹는 맛이 "끝내 주네요"
요지가지로 멋을 부리고 나온 벗들.... 누가 나이를 맞출 수 있을까, 제 눈이
안경이라 하더니 모두 너무 곱게만 보인다.
나이 들어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달라진 모습들이 참 부지런들 하다.
운길산역 주변에는 물의 정원 같은 북한강변을 끼고 아름다운 풍경이 있어 친구들 덕분에
경치 좋은 곳에서 식사하며 즐겁고 운치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하루가 즐겁다.
한 친구가 그런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 야! 이제 우리 잘 풀고 가야 할 때야, 이제 내 나가는 성당 후원금도 좀 올려야 할 것 같아"
인생 통달 한 사람들처럼 꾸민 모습만 이쁜 것이 아니라 속 마음들 까지 모두 치장을 하여
안 보이는 마음들이 얼마나 멋지게 물들어 있는지 가히 짐작이 간다.
난 속으로 혼자 중얼 거린다.
"그래 본받고 말고, 우리 멋지게 늙어가자"
참으로 살찌는 하루 벗들과의 수다이다.
양평에 넓은 터를 가진 친구가 아침저녁으로 가꾼 야채를 큰 가방에 가득 싫고 와서
어려서 보았던 시골 인심을 막 풀어놓는다.
1 급수로 키운 야들야들 꼿꼿한 머위대 하며
멸치 국물에 된장 풀고 한 소 꿈 푹 끓어내여 먹으면 구수한 아욱이며
그냥 입에 넣으면 폭 녹을 것 같은 연하디 연한 상추하며 보물 중에 보물인 야채 보따리가
풀리는 순간 친구들 손이 바쁘다. 참으로 귀한 선물이다.
거기에 빨강 앵두 두 접시 어디서도 구경 못하는 상 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선물이다.
있는 그대로의 복을 짓는 친구의 얼굴을 보며 난 잘 짓고 가려 애쓰는 친구의 모습을 본다.
지금 어찌 사나 보면 전생 잘 지였음이요, 나중 어찌 되나 하면
알 수 있으니 내 지금 어찌 지으며 살고 있는가 보면 알 수가 있다.
법문을 읽고 본다.
구름이 가다 쉬어 간다는 운길산 터
수려한 산수 배경 삼은 벗들
멀리 보는 저 하늘의 구름은 마음
초록의 산야는 걸친 멋이려니
조용히 흐르는 저 강물의 은파
멋지게 세월 보내는 소리 없는 파문
어찌 그대들 마음 한 쪽에 들었던가
어느 물질이 이 보다 더 크리요
어느 기쁨이 이 보다 더 훈훈하리오
남은 세월 보내는 터
웃음 가득하니 보석보다 더 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