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구름을 보며

25. 꽃부리의 이야기 ( 2020년 9월 3일)

by 임선영

방콕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운동 부족으로 몸이 시원칠 않다.

운동을 해야 하기에 가까운 중앙공원을 두 바퀴 정도 매일 돌며

사람이 뜸한 한쪽 의자에 우리는 앉아 커피를 마시며

부족한 맑은 공기를 맞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지루한 하루를 보낸다.

공터였던 자리에 코스모스 밭을 만들어 코스모스 만발한 앞 광장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자리가 벌써 가을바람으로 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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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는 길 앞으로 여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아이를 싫은 유모차를 끌고 가는 여인은 하나도 없고

개를 한 마리도 서운하여 두 마리씩 유모차에 싫고 잡고 걸어가는 팀이 수도 없이

많다, 아기를 유모차에 싫고 서서히 걸어가는 엄마의 모습은 눈 씻고 볼래"야 없고

모두 개 엄마들이 되어 줄 메고 유모차 태우고 안고 " 저기 아빠 간다 뛰자"

막 개 끈을 끌고 뛰어간다.

어떤 부인이 하도 개를 사람 대하듯 하니, 듣기 싫어서

" 수고했소, 개새끼 낳느라고" 하고 도망 같다는 말이 생각나 쓴웃음 짓는다.

부지기 수다, 조용한 공원 거리에 수 없이 지나가는 쌍둥이 개 부모들.

짖는 개는 하나도 없어도 공해였다. 좋아 보이지 않아 혀를 차게하는 요즈음의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 인과를 털끝만큼도 모르며 길로 길로 가며 허탈하게 즐거워

하는 그들의 모습이다.

코로나로 거의 일 년의 강박함이, 마이삭, 하이선 이상한 외국 이름을 달고 달려드는

태풍으로 괴롭힘 마저 당하는 지금의 저항할 수 없는 자연의 노여움 발산의 파동

그냥 온 것이 아니구나, 참 서글퍼지는 인간의 탐진치의 현실인 것을

쪼끔 알고 걱정하는 무능한 생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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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슬픔이야 어찌 됐든 무언으로 한 계절 왔다가 가는 소임 다하는 코스모스 무리

벌써 하늘 먼 곳 하늘하늘 잠자리 날고 있는 날

벌써 초가을 스침 가득한 공원 벤치에 우리 부부는 앉아 홀짝 거리는 커피 맛이 인생 맛처럼

쌉소롬한 시간 눈이 하늘에 머무른다.

잠시 파란 하늘이었다 갑자기 검은 구름 가득 해 지다 그 사이를 헤집고 빨간 해님이

잠시 지나간다, 길을 비켜주는 사이로 지나가는 해님이 방긋 웃으며 간다.

문득 어린 시절 하늘 가득하던 뭉게구름의 모습을 헤이며 저건 양이네 저 모습은

사자 같아, 토끼가 나왔다고 깡충깡충 뛰며 놀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그린다.

맑았다, 흐렸다, 밝았다, 우울했다, 울었다 마치 한 인생이 지나가는 듯한

하늘의 조화 어찌 왔다가는 우리 인생의 흐름과 어찌 그리도 같던가.

그 하늘의 흐름을 보며 긴 한 생을 마무리하며 공원 한쪽 구석에 노 부부의

한 사람인 나는 시 한 수를 읊어댄다.

인생의 덧없음을....


저 흐르는 구름 한 조각이

모두 내 생하고 어이 그리 닮았던고

그리 흘러 흘러 내 지금 여기

그대 있어 함께하니 즐거움이요

자식들 울타리 되어 가득하니

외롭지 않음이요

옹기종기 모여 앉은

병아리 때 손주들 아웅다웅

그 소란이 행복이라네

얼씨구!!! 멋진 생이구려.


물끄러미 바라보던

외조자 문득 먼 하늘을 보며 "서산대사"의 열반 한 시 한 수 읖는다.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삶이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죽음은 한 조각구름이 사라짐이다.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뜬 구름 자체는 본디 실체가 없으니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삶과 죽음을 넘나듦 또한 그렇지 않은가?

獨有一物常獨露 (독유일물상독로) 오직 하나(佛性) 만이 언제나 얽매이지 않았으니

湛然不隨於生死 (담연불수어생사) 마음 맑고 고요하여 삶과 죽음을 벗어나네


"인생이 별거 아니지, 지금 여기가 행복이지, 그렇지 않은가 자네"

짝의 얼굴을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어느 사이 흰 눈이 내려앉은 앞 머리칼을 살짝 올려준다.

주름 가득히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 한 외로운 공원 뒤편 한그루 멋진 노송 닮은

그 노후의 모습, 측은지심 밀려옴은 무슨 심사던가.

"고맙습니다 그대"

풀고, 털고 , 줄이고, 감사하며 낮은 데서 비우며 같이 하다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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