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꽃부리의 이야기 <2025년 10월 26일>
며칠 전 추석을 맞이해서 오랜만에 고향 성묘를 따라갔다.
세월이 세월인 만큼 언제 다시 올지 몰라서 큰 마음먹고 식구들을 따라 성묘 길에 올랐다.
큰 어른들의 음덕을 생각하며 그동안 큰 탈 없이 가정을 잘 이루어 온 일들의 감사와
자식들의 건강함을 감사 올리는 일련의 감사의 길이기에 마음이 흐뭇하였다.
고향 집을 지키는 시동생은 고구마를 씻어서 담고 감을 따 자루에 가득 담아
고향 찾아온 형을 대접하며 고향을 이리 지키고 있으니 만나기도 하고 이리 기쁘지
않느냐고 마냥 즐거워한다.
형은 동생 위해 다 내려놓을 줄 알고 그 형 마음을 헤아려 갚을 줄 아는 형제 애
가지고 내려온 고구마며 호박은 간식으로 쑤고 말리고 훌륭한 간식으로
따 가지고 온 고추는 멸치와 볶아서 밑반찬으로 훌륭히 식구들 건강을 챙긴다.
추석 지난 말미의 입맛을 돋우며 형제의 우애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지금의 아이들이 잊어버린 고향을 그리게 한다.
물질에 길들여진 요즈음 사람들에게 중요한 정을 이렇게 풀어헤친 들 가슴에 얼마나
들어가던가. 세상 변해도 많이 변하였다. 세상도 우정도 자식도 개인들도......
옛 풍속에서 자란 생명체 물질보다 풍요로운 정 그 귀한 보물 못 잊어 가슴을 훌러덩
내놓고 쓰고 그린다.
아이들은 나누어 먹는 엄마를 " 참 우리 엄마는 나이를 잊은 듯 감성적이야, 잘 먹을게요"
시골에서 가져온 고추를 볶아서 멸치와 반찬을 만들어 놓고 푸짐해진 밥상은
의좋게 살아온 형제들의 입맛들처럼 우리들 상을 맛깔스럽게 만들어 놓아
우적우적 먹는 소리가 푸짐한 일상을 말하는 듯 즐겁다.
많은 고구마는 굽고 말려서 냉동을 시켜 놓으니 내서 하나씩 들고 간식으로 먹으니
정말 꿀맛이다.
끓어 놓은 노란 호박죽은 가끔 꿀꿀할 때 한 공기 푹 떠서 먹는 맛이 어린 시절 엄마가
끓어서 한 대접씩 떠 주던 기억 간절하여 고향의 맛과 정이 가득하여 그냥 참 맛있다.
이렇게 만들고 맛있게 먹는 환경을 만들어 놓으니 나이를 잊은 듯 마냥 즐겁기만 하다.
즐겁고 흐뭇하다는 것은 큰 것에서 생기는 것보다는 이렇게 흐뭇하게 농사 지여 품어서
풀어 준 형제의 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도미덕풍이 무너져 가는 현시대에 맛보는
어디서도 얻지 못하는 귀한 보물이지 않던가.....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劫(겁)이라는 인연으로 표현하는 말들이 있다.
500겁의 인연이 있어야 옷깃을 스칠 수 있다고 했으며 이천겁의 세월이 지나야 사람
과 사람이 하루동안 동행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오천겁의 인연이 되어야 이웃으로
태어 날 수 있다고 했고 육천 겁이 넘는 인연이 되어야 하룻밤을 같이 잘 수 있고
억겁의 세월을 넘어서야 평생을 함께 살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자식들과의 인연 특히 같은
이불을 덮고 사는 부부라는 인연은 수만 겁의 넘는 인연이 되어야 부부가 된다지 않던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어찌 함부로 하고 살 수 있던가.
무서운 경계에 갇힌 듯 주위에 스쳐가는 모든 사람들, 참으로 놀라운
인연들이 아닐 수 없어 어느 한 스침도 함부로 할 수 없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인연을 맺은 귀한 사람들이 선물로 준 간식과 먹을거리들 온몸과 마음과
정성이 들어간 거리들 이 보다 더 좋은 보약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남편, 아내, 피를 나눈 가족들, 친구와 이웃, 모든 지인들
내게 인연이란 이름으로 만난 모든 이들 어디서도 구 할 수 없는 보물 중에 보물 아니
던가 더욱더 아끼고 보듬고 소중히 알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