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 꽃부리의 이야기 <2025년 3월 15일>
한 오래된 붓의 뜨거운 고독
훅 내려친 붓의 진지한 발칙
꿈같고 허깨비 같고 물 같은
삶은 아름답고 동시에 공허 해
파국이 손짓해도 폐허가 기다려도
삶은 소박하고 따뜻한 비창.
8월의 햇살이 귀를 열고 있을 때
한숨짓던 마음 방울방울 맺힌 터
향기에 취해 벌 나비 날아들고
굽이굽이 인생 고개 다 넘어온
서러운 나이에도 발길 멈추게 하는
향기 뒤엔 야누스 얼굴 숨어있다.
한 여인이 일군
고단한 인생 밭
무수한 나날이 박혀있다
어긋난 흔적과 몸부림
비척거리며 간 세월 뒤엔
각양각색의 열매가 열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사내
눈물로 얼룩진 줄 모르고
풍성한 과일 맛 가슴 채운다.
마치 아무 일 없는 듯
느릿느릿 지나가는 시간
호기심 일렁이는 곳
항상 새로운 세상이지
그 세상 초대받기 위해
온전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하지
믿기지 않는 평화로움
끝날 때 까지 깨지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