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9. 꽃부리의 이야기 <2019년 1월 27일 >
동전 한 잎의 효심 / 임 선영
어제는 시아버님의 제사, 많은 시집 식구들을 한 집 한 집
서운 하지 않게 마련한 반찬을 싸 보내고 나서 힘든 하루를
접고 잠깐 잠이 들어 있었다.
빙긋이 웃고 있는 어머니 모습이 꿈결인가 잠결인가 가슴 에인다.
그러고 보니 며칠 있으면, 추석 돌아가신 어머니 제사다.
늘 시집 추석 차례 모시느라고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 제사, 불효의 한이 가슴속 응어리로 올라온다.
꿈속에서도 효자 아들 품에 안겨 계시는 어머니의 표정을 보며
시골 동생을 그린다.
남동생이 넷이나 되니 아롱이다롱이였다.
다 기억은 못하지만 우리 시골 동생의 효심은 두고두고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잘 될 것은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효자는 어려서부터 효자다.
처녀 시절 휴가 차 시골에 내려간 딸을 붙들고 어머니는 많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다.
“ 야! 어린 네 동생이 효자다”
“ 아 글씨 마루캉 밑에서 돈 항아리를 파 주지 않더냐”
오랫동안 아버지 입원으로 많은 돈이 필요하여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고 하루는 조용히 나가더니 흙이 잔뜩 뭍은 검은 작은 항아리를
내놓았단다.
많이 주지도 못하던 엄마가 주신 용돈 중에 한 잎 두 잎의 동전을 아껴서
마루 밑에 항아리를 묻어 놓고 3년 내내 모아 놓은 돈을 힘들어하는 어머니 모습을
가슴 아파 내여 드린 효심에 나도 가슴이 미였다.
아침에는 버스를 타고 가고 올 때는 차를 타지 않고 30리를 걸어서
걸어 다니며 한 푼 두 푼 마루 밑에 묻어 놓고 몇 년을 모은 돈이었다.
도저히 어린아이 짓이라 믿어지지 않는 절약을 해서 모아 놓은
푼돈이 목돈이 되어 엄마 앞에 놓였던 것이다.
아버지 입원비 때문에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고 아들은 어머니를 위해 감쪽 같이
숨겨놓은 전 재산을 어머니 앞에 아낌없이 내어 놓은 어린 자식 효심에 어머니의
슬픔은 차라리 찢어지는 가슴이었을 것이다.
그러더니 군인을 가서도 몇 푼 안 되는 졸병의 월급을 한 푼 두 푼 모아서 제대하고
집에 돌아올 때는 두툼한 어머니 금반지를 해다 드린 감동을 안겨 주웠다.
그 셋째 동생은 결국 부모를 모시고 효를 다 하여 감동한 동네의 인심은
"효자상"이라는 부부를 만들었고 그 아들 품에서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야야, 가가 다리 주무르는 것도 틀린다 , 손 끝에 어찌
정성이 들어가는지 가가 다리만 주무르면 다리가 안 아프다 “
비록 들어 날 수 없는 효심 이였으나 엄마는 손 끝에서도 자식의 효를
감지할 수 있었으니, 내 뱃속에서 어찌 이런 자식이 나왔는가 좋아하시던
어머니 모습이 간절히 가슴으로 파고든다.
그리움을 넘은 아리움은 이럴 때 쓰는 가보다.
제일 고생하며 시골을 지키던 동생은 기적처럼 어머니가
아버지의 유언 따라 셋째에게 시골 자산을 물렸고
" 당신 나 가고 나서 꼭 셋째하고 사소 "라는 유언을 아버지는 남겼다.
돌아가시고 나서 하는 일 들이 잘 풀려 낙 생활을 하고 있다.
지은 보은의 현장을 보는 것이다.
우리가 천지와 부모와 동포와 법률에서 입은 은혜를 알아서
피은의 도를 체 받아 보은행을 하며
원망할 일을 감사함으로써 그 은혜를 보답하는 것
은생어해 해생어은으로 돌고 돌아 다른 은혜가 또 나타나는 것이다.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고향집은 별장처럼 꾸며져서 부모님들의 하늘 기운을 받으며
동생은 외식으로 누나의 고향 방문을 환영하며
“ 야 무리하는 것 아냐”하고 걱정하면
“ 누나, 나도 이젠 벤처 기업 사장이 랑게” 하며 그 소탈한 모습으로
내가 누나에게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할 수 있게 살 수 있다니 하며
실눈의 미소로 걱정하는 누나를 위로하는 우리 셋째 동생이다.
어려서 절약 습관이 몸에 밴 알뜰한 절약 정신을 가졌던 동생,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동전 한 잎 두 잎을 알뜰히 모아 자신의 정성을 부모에게 바친 효를 바탕으로 한 정직한
정신으로 사업을 하니 하늘 기운이 그냥 있지 못했을 것이다.
고향의 산천도 사람들도 다 없어지고 변했건만 변하지 않은 동생의
따뜻하고 고운 마음과 푸른 하늘만은 변하지 않고 늘 푸르게 그 자리에
그렇게 있다.
효란 병든 세상을 구하는 출발점이다.
나뭇가지는 그 뿌리를 잊지 말고 덕은 그 갚을 때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뿌리 없는 가지가 자랄 수 없고 덕을 베풀지 않고는 받을 수 없듯이
그 가지를 보면 뿌리를 알 수가 있다.
역시 시골 동생의 두 딸은 아버지 못지않은 착한 아이들로 잘 자라서
어려운 시기에 지방에서 공부하여 착실한 직업을 가지고 자기 일들을
잘하고 있다.
나무의 모태인 뿌리에 의지해 온 가지와 잎은 어느덧 풍성한 결실로써 그
고마움 보답하고 자신은 또 다른 생명을 위해 다시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렇듯 보잘것없는 초목도 자신을 위해 베풀어 준 은혜를 잊지 않고 열매로
갚을 진데 하물며 인간으로서의 도리는 더 이상의 언급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물질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잃어가는 사회의 혼돈 속에 가끔은 외롭고
살 맛 잃어 가는 순간도 있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 동생 같은 효자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 동생이 아직도 고향을 지키며 자기 몫을 착실히
하며 살고 있다는 흐뭇함이 꿈속에서 본 어머니와 고향을 그리게 한다.